구원의 목적
2013-11-19 14:12:58
존 칼빈은 성경이 구원의 목적을 다음 세 가지로 제시한다고 요약하였는데 첫째, 하나님께서 우레에게 보여주신 한량없는 사랑을 깨달아 마땅히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 둘째, 우리의 죄를 증오하며,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게 여겨 겸손히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셋째, 우리의 구원을 소중히 여기어 이 세상과 덧없는 생명에 속해 있는 모든 것을 버리며 주님께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심으로서 얻게 된 그 기업으로 인해 크게 기뻐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구원의 목적이라기 보다는 구원을 받은 신자의 합당한 태도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구원의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즉 인간은 구원을 받는 존재이고 하나님은 인간을 구원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원의 목적을 말할 때는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시는 목적이 무엇인가? 라는 관점에서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구원을 흔히 죄와 사망에서 건짐을 받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것 역시 구원을 너무 표면적으로 혹은 인간 중심으로만 본 것이다. 물론 현상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역사에서 출애굽 사건은 분명 구원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출애굽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고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한 출발이었다. 그래서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었고 사십년의 긴 광야 생활을 감내하며 가나안 땅에 들어갈 준비를 하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구원이 무엇인가 이야기 할 때 현상적인 면만 가지고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구원의 목적과 관련하여 생각하여야 한다.
구원을 이야기하려면 우리는 먼저 죄에 대하여 생각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구원이란 일차적으로 죄로 부터의 구원이기 때문이다. 죄의 기원은 창세기의 선악과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것은 하나님께 순종하여야 할 인간이 불순종한 사건이며 그 결과 인간은 사망의 권세에 매이게 된 것이다.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으므로 인간 존재의 현실인 죄와 죽음은 다른 것이 아니라 동일한 현상이다. 죄의 결과로 사망이 왔다는 것은 죄가 그만큼 심각한 것이라는 말인데 죄란 다름이 아니라 불순종이다. 그렇다면 불순종이 죄이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온 것이니 결국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사망이 오게된 것이다. 인간에게 순종의 문제가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인간이 누구인가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하나님은 인간외에 어떤 피조물에게도 순종을 요구하지 않으셨고 오직 인간에게만 순종을 요구하셨으니 그것이 바로 선악과 금령이다.
선악과 금령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순종을 요구하신 것이고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순종이 무엇인지 가르치신 것이다. 인간은 선악과 금령을 통하여 순종이 무엇인지 배우고 하나님에게 순종하여야만 하였다. 그런데 하나님이 다른 피조물에게는 요구하신 적이 없는 순종을 유독 인간에게만 요구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이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는 권세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그런 권세를 주시려고 자기 형상을 따라 지으신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그런 권세를 주시어 자신이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게 하시길 기뻐하셨다. 그런데 인간에게 주어진 권세는 하나님으로 부터 위임된 권세이다. 그러므로 위임 받은 자는 위임하신 분의 뜻에 따라서 다스려야지 제멋대로 다스려서는 안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인간에게 순종을 요구하신 이유이다. 그러니까 순종이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며 그 뜻대로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사용하며 만물을 다스리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불순종하는 인간에게 사망이 주어진 것은 불순종하는 인간이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신 목적을 이룰 수 없으므로 그 존재 근거를 상실한다는 엄중한 경고이다.
그러니까 구원을 죄와 사망에서의 구원 정도로만 생각하면 이는 마치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출애굽을 위한 출애굽으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미 언급한 창조의 맥락에서 구원을 이야기 한다면 구원은 창조목적의 회복이며 인간 존재의 의미의 회복이다. 먼저는 죄와 사망에서 건짐을 받아야 겠지만 그것은 과정이고 수단이지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 죄와 사망에서 건짐을 받는 이유는 인간이 창조목적을 따라서 살게 하는데 있는 것이다. 그 창조목적이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하나님의 뜻대로 다스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나라이다. 예수님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하여 성육신 하셨고 죽으시고 부활하시며 승천하시고 지금 하나님 우편에 계시며 다스리시고 장차 다시 오시어 심판하실 것이다. 예수님의 모든 사역은 오직 한가지 창조목적의 성취에 있는 것이다. 구원의 목적은 창조목적의 성취이며 하나님나라의 완성이다.그러므로 우리는 창조목적을 떠난 구원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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