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3대 절기와 하나님나라
2012-02-15 21:27:57
구약의 3대 절기중에 가장 먼저 시작되며 가장 먼저 제정된 유월절은 이스라엘이 출애굽하면서 새로운 차원으로 시작된 하나님나라의 성격이 어떠한 것인지를 나타낸다. 유월절 규례를 보면 정월 10일에 어린 양을 준비하고 14일에 준비된 양을 잡는데 이 날이 바로 유월절이다. 이 날에 어린 양을 잡고 그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고기는 불에 구워서 무교병과 쓴나물과 함께 먹되 허리에 띠를 띠고 신발을 신고 불에 구워서 급하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아침까지 남겨두지 말아야 하고 남은 것은 반드시 불태워야 한다. 그 다음에 15일 부터 21일까지 7일 동안 무교절을 지켜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유교물을 먹어서는 안되며 만약 유교물을 먹는 자는 언약 공동체에서 끊쳐지는 엄중한 경고가 주어졌다. 그리고 무교절의 첫날과 마지막 날은 성회로 모이고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주어진 유월절 규례는 출애굽의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는데 출애굽의 역사는 단순히 이스라엘의 해방이 아니라 하나님나라가 새롭게 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유월절 규례는 새롭게 출발하는 하나님나라의 성격이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유월절 규례에서 중요하게 나타나는 것이 어린양인데 일차적으로는 어린양의 피는 애굽에 내려지는 장자의 죽음재앙에서 면제될 이스라엘을 구별하는 외적인 표지이며 이스라엘이 애굽을 떠나 긴 여행에 들어갈 준비였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양의 보다 더 근본적인 의미는 이스라엘도 애굽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면할 수 있는 자격을 당연히 가진 것이 아니며 그들이 죽음을 면한 것은 어린 양의 죽음으로 상징되는 하나님의 언약적 자비와 진리 덕분이라는 것이다. 즉 어린 양의 죽음은 이스라엘이 면한 장자의 죽음을 대신할 대속적 죽음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새롭게 출발하는 하나님나라의 기초인 것을 보여준다. 이 유월절 어린 양의 죽음은 의심할 나위없이 신약에서 에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예표하는 것이며 과연 신약의 새로운 차원의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의 기초위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그 다음에 유월절과 함께 지켜져야 하는 무교절 역시 하나님나라의 성격을 보여준다. 무교절 규례는 유월절로 시작된 하나님나라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데 특별히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유교물을 먹지 말고 집안에서 누룩을 제거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례는 유월절로 시작된 하나님나라가 어떠한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누룩을 넣어서 빵을 만들어 주식으로 먹는 고대 근동에서 누룩은 일생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인 것이다. 그런데 무교절 기간에는 일체 누룩을 제거하고 누룩없는 무교병을 먹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누룩 그 자체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든지 간에 늘 유교병을 먹던 이전의 생활과는 현저히 구별되는 하나의 표징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무교절 기간에 누룩을 제거하고 무교병만 먹는 행동은 새롭게 출발한 하나님나라가 얼마나 이전의 삶과 다르게 구별되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무교절에 유교병을 먹는 자는 언약 공동체에서 끊어진다는 무서운 경고가 주어진 것을 볼 때 하나님나라 백성의 삶이 이전의 애굽에서의 생활과 얼마나 다르게 구별되어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 무교절의 첫날과 마지막날은 모두 안식일로서 지켜야 한다. 무교절이 안식일로 시작하여 안식일로 끝나는 것은 유월절의 목적이 안식일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해방되는 유월절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에게 안식이 주어지는 것임을 의미한다. 그래서 안식의 개념은 반드시 해방과 자유를 전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신약적으로 죄의 권세로 부터의 해방과 죄의 습성들로 부터의 자유 없이는 진정한 안식을 누릴 수 없음을 의미한다. 유월절과 무교절 규례가 주어진 이후 특이한 명령이 새롭게 더해졌는데 그것은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첫 태생은 거룩히 구별하여 여호와께 돌리라는 명령이었다. 이 명령이 주어진 이유는 첫 태생이 여호와의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여호와께 돌리라는 의미는 여호와께 희생제물을 드리라는 요구이다. 나귀의 경우는 어린 양을 대신 드리고 사람의 경우도 짐승을 대신 희생제물로 드려야 했다. 그렇다면 왜 첫 태생은 모두 여호와의 소유가 된다는 말인가? 이것은 마지막 재앙에서 애굽의 모든 첫 태생이 죽임을 당했는데 이스라엘의 첫 태생은 죽임을 당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이 준비하신 어린 양이 그 죽음을 대신하였기 때문이었다. 즉 하나님은 어린양으로 이스라엘의 첫 태생을 사신 셈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첫 태생은 하나님의 소유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소유를 하나님께 희생제물로 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짐승으로 대신하여 희생제물을 드리도록 요구된 것이다. 이것은 어린양을 준비하여 이스라엘의 죽음을 대신케 하신 하나님의 언약적 자비에 대한 이스라엘의 언약적 반응으로서 요구되는 것인데 그 언약적 반응의 내용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드리는 전적인 헌신이었던 것이다.
무교절이 끝난 다음날인 22일은 보리의 첫 추수를 하는 초실절이다. 이날은 추수한 보리 한단을 요제로 드리면서 소제와 흠없는 숫양을 번제로 함께 드리는 날이다.이 첫 추수의 곡식을 하나님께 드리는 초실절에는 백성들은 곡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그 다음은 세째달인 시완월에 시작되는 오순절 혹은 칠칠절 절기인데, 초실절을 기준하여 일곱 안식일이 지나 50일째 날에 도래하는 절기이다. 여기에도 안식일 규례가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순절은 두번째 추수인 밀추수가 이루어지는 절기인데 누룩을 넣어서 구운 떡을 요제로 드리고 어린양 7마리와 어린 수소 한마리 숫양 두마리를 제물로 준비하는데 숫염소 하나는 속죄제로 드리고 어린 숫양 두마리는 화목제로 그리고 나머지는 소제와 그 전제물과 함께 번제로 드린다. 그 드리는 순서는 역시 속죄제- 번제- 화목제의 순서로 드렸을 것이다. 화목제로 숫양 두마리를 드릴 때는 밀추수의 떡과 함께 그 두마리 어린 양을 요제로 드렸다. 오순절은 역시 안식일이었으므로 성회를 공포하고 어떤 노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 오순절 규례 마지막에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해 곡식을 남겨두라는 지시는 모든 공동체가 첫 밀추수에 기쁨과 감사함으로 하나님 앞에서 즐기는 축제와 소외되는 자들이 없게 하려는 배려이다. 마지막 절기는 일곱째 달인 티스리 월의 첫날 나팔을 불어서 성회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되는 장막절(수장절, 초막절) 절기이다. 이 첫날은 안식일로 지킨다. 그 달 10일은 레위기 16장에서 이미 제시된 대속죄일(욤 키푸르)인데 성경은 이날을 안식일 중의 안식일로 부른다. 9일 저녁부터 10일 저녁까지 백성들은 마음을 낮추고 회개하며 안식을 지켜야 한다. 이렇게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이달 15일에 드디어 초막절이 시작되는데 15일부터 21일까지 7일동안 계속된다. 15일 첫날은 성회로 모여 안식일로 지키고 초막절 7일동안 여호와께 화제를 드린다. 초막절이 끝난 다음날인 22일에 다시 성회로 모여서 번제와 함께 소제와 전제를 드리며 안식일로 지킨다. 초막절은 마지막 추수가 이루어지고 한해의 일들이 마무리되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가장 큰 축제이며 유월절이나 오순절과 달리 한해의 성취를 즐기는 기쁨의 축제였다. 이렇게 오순절과 장막절은 모두 곡식이나 열매과 관련된 절기인데 오순절이 첫 열매를 추수하는 절기라면 장막절은 마지막 열매를 추수하는 절기이다. 유월절과 무교절 이후에 이어지는 이 두절기는 유월절로 시작된 하나님나라에서 열매를 맺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보여준다. 열매없는 나무마다 뽑혀 불사르게 된다든지, 열매를 보고 그 나무를 안다든지, 열매맺는 백성이 그 나라를 차지한다는 예수님의 말씀 처럼 오순절과 장막절은 하나님나라에서 열매를 맺는 일이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두 절기는 분명 하나님나라는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능력에 있는 것임을 계시하는 것이다.
출23장에서 3대 절기를 말하기 전에 안식일과 안식년 규례를 먼저 말하였듯이 신명기에서도 동일하게 안식일 규례가 나타난다. 이것은 3대 절기의 근본정신이 안식일 규례에 기초한 것임을 보여준다. 즉 3대 절기는 단순히 이스라엘의 민족적 명절이 아니라 안식일 정신의 구체적인 적용이요 확장인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3대 절기를 지키는 기간에는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안식일이 아니라 특별한 날들이 안식일로 지켜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제 출애굽 2세대는 이 3대절기를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지켜야 하는 것이다. 먼저 유월절 제사는 각 성에서 드려져서는 안되고 반드시 중앙성소에 와서 드려야 한다. 출애굽2세대는 애굽에서 나올 때 태어나지도 않은 자들이지만 유월절을 무교절과 함께 지킴으로 애굽에서 나온 날을 기억하여야 한다. 칠칠절도 중앙성소에서 지켜야 하고 권속과 노비와 레위인 객과 과부와 고아가 함께 즐거워 하여야 한다. 유월절 뿐만 아니라 칠칠절도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종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지켜 행하여야 한다. 초막절도 중앙성소에서 지키되 권속과 노비와 레위인 객과 과부와 고아가 함께 즐거워 하여야 한다. 이렇게 구약에 나타난 3대 절기의 특징은 우선 이것이 이스라엘 전체의 공동체 축제였다는 것이요 그 다음은 이 3대 축제는 모두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에 기초한 언약축제였다는 점이다. 유월절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의 시작이라면 오순절은 그 첫결실을 얻은 것이요 초막절은 언약의 완전한 성취를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구약의 3대 절기는 하나님과이스라엘이 이루는 언약공동체의 축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동체의 모든 남자는 일년에 세번 여호와께서 택하신 장소에서 여호와를 뵈어야 하면 빈손으로 나오지 말고 주신 복을 따라 힘껏 준비하여 공동체 축제를 즐겨야 한다. 가나안 땅에 정착후 흩어져서 각 성에 거주하는 지파들이 3대 절기에는 중앙 성소에 모여서 공동체적 언약 축제에 참여함으로서 언약백성으로서의 공동체성을 함양하게 되는 것이다. 유월절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의 시작이라면 오순절은 그 첫결실을 얻은 것이요 초막절은 언약의 완전한 성취를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구약의 3대 절기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이루는 언약공동체의 축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구약의 이 3대 절기가 시간적으로 신약에서 성취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유월절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셨으며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논리적 순서로 장막절이 가리키는 것은 성부하나님의 심판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장막절이 이스라엘의 가장 큰 축제였고 기쁨과 즐거움의 축제였듯이 성부하나님의 심판이 이루어지는 그 날은 하나님나라가 완전하고 충만하게 드러나는 최대의 기쁜 축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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