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와 새 언약
2011-12-31 11:07:51
구약 역사의 가장 중심적인 사상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임은 부인할 수 없이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 언약의 출발점은 물론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이며 이 언약에 기초하여 하나님이 이스라엘 공동체와 언약을 갱신한 것이 시내산 언약인 것이다. 이렇게 구약 역사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할례 예식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역사적으로 이 언약에 참여하는 것을 상징하는 언약적 예식이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역사가 보여준 것은 이스라엘이 이 언약의 당사자로서 언약법을 준수하는 일에 실패하였고 그 결과 하나님의 언약적 저주로서의 형벌을 당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언약의 당사자로서의 이스라엘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었고 동시에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의 약점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래서 예레미야와 에스겔에는 구약의 옛언약을 대치할 새언약에 대한 계시가 나타나게 된다. 이 새언약의 계시는 기울어져 가는 유다에서 활동한 예레미야를 통해서 그리고 동시대에 바벨론 포로지에서 사역한 에스겔을 통하여 동시에 주어졌다. 이 시기는 유다의 멸망이 기정사실화된 시기였으므로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의 의미도 거의 상실된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새언약의 계시가 주어진 것은 이스라엘의 한계로 인하여 그 의미를 상실한 기존의 언약을 대치할 새로운 언약을 하나님이 준비하고 계심을 나타낸 것이다.
예레미야가 예언한 새언약은 때가 이르면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신다는 것이다. 이 새언약은 이전에 애굽에서 나올 때 맺었던 언약과는 다른 차원의 언약이이며 옛 언약과 달리 깨뜨려지지 않는 언약이다. 이 새 언약이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마음에 하나님의 법을 두며 그들의 가슴에 하나님의 법을 새겨주심으로 여호와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여호와의 백성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결국 예레미야가 예언한 새언약의 핵심은 마음에 두는 법, 가슴에 새기는 법인 것이다. 다른 한편 에스겔이 예언한 새언약의 내용은 첫째는 하나님이 맑은 물을 뿌려서 그들의 모든 더러운 것에서와 모든 우상숭배에서 정결하게 하신다는 것인데 이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자신들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결케 하는 전격적인 역사가 부어질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새 영을 그들속에 두고 새 마음을 그들에게 주실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하나님의 정결케 하는 역사가 일방적이거나 외적인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새 마음 새 영을 받아 자발적이고 내적인 변화를 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새 영과 새마음을 주신다는 것의 의미는 하나님이 돌같이 굳은 마음을 제하고 살같이 부드러운 마음을 넣어준다는 것이다. 결국 예레미야와 에스겔이 예언한 새언약의 공통점은 이스라엘이 새롭게 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영을 그들 속에 두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시기전 제자들과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하시면서 그 만찬에 새언약의 의미를 부여하셨는데 그것은 곧 일어날 자신의 십자가의 죽음이 새 언약임을 계시하신 것이었다. 결국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성령이 신자들의 마음 가운데 임함으로써 예레미야와 에스겔이 예언한 새 언약의 실체가 성취된 것이다. 그러나 성령 강림은 새언약의 보증이기는 하지만 새언약 그 자체는 아니다. 새언약의 주인공은 예수님이며 성령은 새언약의 보증이며 성취로서 오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언약과 옛언약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다른 것인가? 우선 언약의 양 당사자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옛언약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인데 새언약에서 언약의 양당사자는 누구인가? 한편은 물론 하나님이시겠지만 그렇다면 다른 한편은 누구인가? 그 다른 한편은 예수님외에 다른 분을 생각할 수가 없을 것이다. 사실 예수님은 이 새언약에서 인간편의 언약의 당사자가 되시기 위하여 성육신하신 것이다. 새언약에서 인간편의 언약의 당사자는 이전처럼 죄있고 한계있는 인간이 아니라 죄없고 실패할 수 없는 완전한 인간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새언약은 예례미야나 에스겔이 예언한대로 변치않는 영원한 언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예수님의 성육신의 목적은 인간편의 언약의 당사자가 되시기 위한 것이었고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인간을 대표하는 언약의 당사자로서 생명을 걸고 이 언약에 참여한 사건인 것이다. 죄많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맺은 옛언약이 아니라 죄없고 실패하실 수 없는 예수님이 인간이 되셔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인 것이다. 그런데 언약은 구약의 언약이 그렇듯이 본질적으로 생명을 담보로 하는 피의 언약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단순한 대속의 의미를 넘어 새언약의 인간편의 당사자로서 하나님과 맺는 영원한 언약에 참여하는 피의 서약이었던 것이다. 구약의 이스라엘은 불순종함으로 언약을 깨뜨렸지만 신약의 예수님은 죽기까지 순종함으로 이스라엘이 깨뜨린 언약을 영원히 갱신하신 것이다. 사실 새언약은 옛언약을 대치하는 것이 아니라 옛언약을 완전히 갱신하여 영원한 언약으로 만든 것이다. 그것은 인간편의 언약의 당사자를 죄많고 불완전한 이스라엘에서 죄없고 완전한 예수님으로 대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은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영원히 성취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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