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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고

구약성경을 읽는 자세와 기대

구약성경을 읽는 자세와 기대

2014-09-05 12:21:06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부르시며 그들을 하나님의 백성을 삼으시고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다스리심, 곧 하나님의 나라야 말로 신구약 성경 전체가 제시하는 근본 주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경을 믿고 산다는 것은 죽음이후에 지금 사는 땅 바깥의 어딘가로 옮겨질 것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곳에 임하게 될,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을 바라며 살아가는 삶이다. 성경의 주제가 하나님 나라라는 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그것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근본적으로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세상이라는 점, 그리고 역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이 땅에 살면서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고 소망한다. 그리고 그렇게 산다는 것은 이 세상의 형태와 틀이 아닌, 형태 자체가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마음을 새롭게 함을 통해 가능하다. 우리 뜻을 늘 새롭게 하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합당한 것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확인해보고 받아들여 가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삶이고 하나님나라 백성의 삶이다.
 
   성경의 모든 기록 목적은 하나님을 증거하는 것이다. 성경의 모든 인물은 신앙에 대해 객관적으로 진술하려는 목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경험한, 자신들이 이해한 하나님을 전하고 있으며 그를 통해 그들의 글을 읽고 듣는 사람들에게 같은 믿음을 전하려고 하였다. 그런 점에서 성경의 글은 신앙고백이고 자신들의 신앙에 대한 증언이다. 하나님은 특정한 행위와 사건을 통해 자신을 알리신다.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한 해석이 그 특정한 사건을 하나님의 계시 사건으로 깨닫게 한다. 사실상 해석이야 말로 사건을 특별하게 하는 본질적인 사항일 것이다. 하나님의 계시의 목적은 구속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계시의 일차적 목표는 구속이지만 이렇게 구속하시는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나라 백성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계시의 목적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삶임을  기억하는 것은 성경의 영감성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이다. 성경이 영감되었다는 것은 성경의 무오성과 신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읽는 성도들의 삶에 성경이 힘과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정경으로 선포하여 어떤 글들이 정경이 되었지만 사실 성경이 정경이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은 그 글들 자체가 가진 특별한 힘일 것이며 그것은 바로 그 글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영일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영의 역사는 성경의 직접적 저자 뿐아니라  여러 자료들을 모으고 구성한 편집자들에게도 나타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책임을 기억할 때 성경을 읽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믿음의 자세인데 그것은 베뢰아 사람들 처럼 진리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맹목적이 아니라 들은 바에 대한 비판적 자세을 의미한다.
 
  보다 압축적인 신약에 비해 구약의 방대한 양은 우리의 실제 생활에 대한 본보기들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율법서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일상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역사서와 시가서 지혜서는 그 말씀을 따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의 흔적과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예언서는 말씀대로 살지 못했던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그리고 그 심판 이후에 이루어질 이스라엘의 회복을 전한다. 예언서가 구약의 마지막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회복하심에 대한 기대가 구약이 바라는 것이었음을 의미한다. 구약의 마지막에 놓인 예언서는 회복의 약속과 기대의 성취가 이루어지는 현장으로 신약성경을 바라보게 하며 예수 그리스도야 말로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이상과 현실의 실패를 극복하고 회복할 존재임을 부각시킨다. 그런 점에서 예언서는 그 전체로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 예언자들이 선포한 회복과 기대의 결론이며 답이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은 예언자들이 외친 회복의 비전을 아는 것이다. 예언자들의 비전을 성취하신 분이 예수이기 때문에 예언서는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이끌며 또 그리스도가 하신 일의 의미를 알려면 우리는 예언자들의 선포로 돌아가야 한다.
 
   이렇게 예언자들의 기대가 신약의 예수그리스도에게 이어지고 완성되었는데 그러면 구약 예언자들이 전하고 기다리던 기대와 소망이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즉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나라이다. 임박한 하나님의 나라를 기대하고 사모한다면 지금 이스라엘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 가던 길을 돌이켜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것이다. 그리고 모세를 통해 주어진 율례와 규례를 지키는 삶의 회복이야말로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삶의 근본이다. 왜냐하면 모세 율법의 핵심은 하나님나라 백성의 삶, 그에 합당한 삶, 거룩한 삶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삶의 근본 원리는 공평과 정의의 삶이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공평과 정의를 삶의 모든 영역에서 행하며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나라를 기대하는 하나님나라 백성의 삶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신약의 세례요한과 예수께서 하신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선포의 의미,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