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의 역사성과 공동체성
2014-01-07 21:05:43
1. 성경은 역사를 떠난 하나님나라를 말하지 않는다. 구약 성경은 물론이고 신약성경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나라의 역사초월적 계시로 주어진 듯한 요한계시록도 그 기록목적은 역사 가운데 어떻게 하나님나라의 실제를 이룰 것인가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고난받는 교회에게 하나님나라의 필연적이고 궁극적인 승리를 확신시켜줌으로써 역사 가운데 하나님나라의 능력을 드러내기를 격려한 것이었다.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을 위하여 이천년의 이스라엘 역사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그리스도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하여 오셨지 초역사적으로 오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창조시부터 역사를 통하여 역사 가운데 일하셨고 그리스도의 오심은 하나님이 역사의 한가운데 사람이 되시어 뛰어 들어오신 사건이다. 십자가의 죽음이나 부활사건도 역사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다. 역사가 없이는 그리스도의 모든 사역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모든 사역은 역사 가운데 역사를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비록 그리스도는 지금 땅에 계시지 않고 하늘에 계시지만 그분은 역사로 부터 초월해 계신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역사를 다스리고 계신 것이다.
특별히 성령의 임재는 성령을 통한 그리스도의 통치의 실제를 역력히 보여준다. 그리스도는 하늘에 계시지만 성령의 능력으로 역사 가운데 있는 교회의 머리가 되셨으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신비한 연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몸으로서 역사 가운데 계시며 성령의 능력으로 일하고 계신 것이다.
2. 구약은 말할 것도 없도 신약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님과 그 백성들과의 관계는 개인적이 아니라 언제나 공동체적 차원이다. 하나님은 공동체와 관계를 맺으시지 개인과 맺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역사로 나타난 구약적 하나님나라의 모습에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적 공동체가 하나님과 언약관계에 있었고 개인은 이 공동체에 속하게 됨으로써 이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하나님과의 언약관계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체에서 배재된 개인인 곧 언약관계에서 끊어짐을 의미하였다.
이 원리는 신약에서도 동일하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는 죽음과 부활의 사역에 기초하여 성령을 통하여 교회를 세우셨으니 이 교회가 바로 구약의 이스라엘 대체하는 신약의 영적 이스라엘이다. 하나님은 교회를 세우셨고 이 교회와 관계를 맺으셨다. 그리고 이 교회는 특별히 그리스도와 연합된 존재로서 그리스도의 몸으로 표상이 되었으며 개인은 그 몸의 지체로 표현되었다. 그러니까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로서 몸 전체와 관게를 맺은 것이지 몸을 구성하는 각 지체의 기관들과 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다. 각 기관들이 몸에 붙어 있을 때 그리스도와 관계되는 것이지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순간에 그리스도와의 관계는 단절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일원으로 편입됨으로서 교회가 가진 그리스도와의 관계속으로 들어오는 것이지 각 개인 그리스도와 관계를 맺고 각 개인들의 집합체가 교회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하나님나라의 공동체성이다. 교회가 하나님나라는 아니지만 그 나라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이루는 나라이고 교회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나라이다.
3. 역사적 존재이면서 영적 존재인 교회를 떠나서 하나님나라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피상적으로 생각하면 그 나라는 하나님의 나라이므로 하나님이 홀로 이루시고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이루는 나라로 보이지만 성경의 증거는 그렇지 않다. 하나님의 인간창조가 그렇듯이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되 언제나 인간을 통하여 이르시길 기뻐하신다. 하나님은 자기 주권을 행사하시되 인간 없이 하시지 않고 인간을 통하여 인간과 함께 행사하신다. 하나님은 인간속에 소원과 열심을 일으키시셔 그 뜻을 이루어 가신다는 것이 성경의 일관된 증거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는 교회의 순종과 헌신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는 언제나 역사적 존재이다. 그러므로 역사를 떠나서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는 역사가운데 역사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재림도 그저 공중에서 영적으로 이루어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 가운데 이루어지며 심판 역시 역사 가운데 베풀어지는 것이다. 하늘에 예비된 예루살렘도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땅으로 내려와야 하는 것이다. 역사를 지으신 하나님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역사를 떠난 하나님나라를 이루지 않으신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이 역사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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