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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고

십자가 사역의 사중적 측면

십자가 사역의 사중적 측면

2014-01-03 15:21:33


   성경에서 말하는 죄라는 개념은 근본적으로 관계적 개념이다. 죄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하나님과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관계, 거기에서 죄의 개념이 출발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기 형상이라는 특별한 존재로 지으셨고 그에게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셨다. 그리고 인간에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것을 요구하셨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야 하는 존재였다. 창세기에 나타난 선악과 금령은 이것을 분명히 계시한다. 하나님의 계시된 뜻과 명령에 순종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죄의 개념이다. 인간이 하나님께 순종하여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하나님의 뜻에 맞게 다스림으로써 하나님의 창조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루는데 대단히 중요한 존재이며 이것이 바로 인간 존재의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악과 금령을 주시면서 그 금령을 어겼을 때는 죽음이라는 엄청나고 비참한 결과가 있을 것을 경고하셨다. 인간에게 경고된 사망은 죄에 대한 형벌의 차원만이 아니라 죄를 범함으로 창조목적에서 떠난 인간은 그 존재 의미를 상실할 수 밖에 없음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간이 범죄한 이후에 나타난 죄의 결과는 죄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첫째 아담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숨었는데 이는 친밀하였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깨어진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아담과 하와가 서로 책임을 미루며 벌거벗은 부끄러움을 알게되었는데 이는 인간 사이의 관계가 깨어진 것을 의미한다. 결국 죄는 하나님과 인간 관계 나아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깨뜨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둘째로 아담에게 사망이 선고되고 그가 인생의 수고를 짊어지게 된 것은 죄는 하나님의 진노와 그에 따른 엄중한 형벌을 초래한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그와 온 인류에게 임한 사망의 권세는 이제 만물을 다스려야 할 인간이 사망의 권세에 매임으로 인간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할 하나님의 창조경륜에 지대한 손상을 입혔음을 의미한다.

 

  네째로 아담이후의 역사에서 보듯이 아담의 불순종은 아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유전되어 계속적인 불순종이 반복됨으로 인간은 불순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죄인의 신세로 전락한 것을 보게된다.

 

 이것을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상대방에게 분노함으로 폭행을 가하였을 때 그 폭행에 대하여는 첫째로 가해자는 법적인 책임을 지고 그에 응당한 형벌을 면하지 못한다, 둘째로는 그 폭행으로 인하여 상대방과의 관계가 깨어질 것이고 셋째로는 폭행으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게 되며 마지막으로는 가해자는 또 분노하여 상대방을 폭행할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죄의 결과에는 사중적 측면이 나타나는데 그것을 요약하면 죄에 대한 책임으로서의 죄책, 죄로 인한 관계 깨어짐, 죄로 인해 상대방에게 입히는 물적, 정신적 손해, 그리고 또 다시 죄를 범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것이다.

 

  구약에는 죄를 처리하는 제사제도가 주어졌는데 여기에 나타난 대표적인 4가지 제사는 번제, 속죄제, 속건제 그리고 화목제이다. 이 4가지 제사는 죄를 처리하되 죄가 가진  4중적 측면을 고려하여 주어진 듯하다. 

 

  먼저 번제는 희생제물의 짐승을 완전히 불태워 재만 남기는 제사인데 이는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불타는 진노를 보여주며 인간의 죄책을 해결하는 제사라고 볼 수 있다. 둘째로는 속죄제인데 이는 범죄한 인간의 죄를 깨끗이 씻는 제사규례이다. 셋째로 속건제는 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것에 대하여 하나님과 상대방에게 보상을 하는 제사규례이다. 마지막으로 화목제는 샬롬을 위한 제사로서 하나님과 인간의 깨어진 관계의 화목을 위한 제사였다. 일반적으로 구약에서 제사를 드리는 순서는 번제-속죄제- 속건제의 순서로 드리고 마지막으로 화목제를 드린다. 죄책과 죄성 그리고 죄로 인한 피해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그 다음에 미지막으로 관계를 회복하여 새롭게 시작하는 화목제를 드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화목제는 죄의 문제가 해결된 후에 마지막으로 죄로 인해 깨어진 관계의 회복을 기뻐하고 즐기는 공동체 축제 형식으로 드려졌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이 구약의 제사제도의 계시를 성취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을 사중적 측면에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첫째로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를 대신 받으신 것으로서 번제사역이며  둘째로 죄인의 죄성을 십자가에 못박으신 사건으로서 속죄제 사역이며 셋째로 하나님의 창조경륜에 인간이 끼친 손해를 보상하는 속건제 사역이고 마지막으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께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화목제 사역일 것이다. 결국 예수님은 십자가 사역을 통하여 인간의 죄를 근본적이고 총체적으로  해결하신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예수님이 이루신 십자가 사역의 사중적 의미를 이해할 때, 그리스도께서 신자들을 위하여 애쓰신 거룩한 희생이 얼마나 크고 위대하며 그로 인하여 신자들이 누리는 영적인 유익이 얼마나 크고 풍성한 것인지 더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세 이루신 이 모든 유익들을 실제적으로 신자가 누리게 되는 것은 성령께서 우리를 거듭나게 하심으로 신자를 그리스도와 연합시키실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르고 풍성한 중생교리의 확립은 대단히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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