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란 무엇인가?
2013-12-21 15:44:06
우리나라 헌법은 국가를 구성하는 3대 요소를 주권과 국가 권력, 국민 그리고 영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고 규정하여 국민주권주의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변호인"이라는 영화에서도 주인공 변호인이 국민을 억압하는 부당한 공권력 집행에 항의하며 이 구절을 법정에서 외치는 장면을 보면서 새삼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헌법정신을 위반하고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국가 권력은 불법적인 권력이라는 부르짖음입니다. 그러나 역사상 국민위에 군림하지 않은 국가 권력이 있었을까요? 불법적으로 세워진 국가권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합법적으로 세워진 권력도 일단 주어지면 군림하려고 하는 것인 권력의 속성인 것 같습니다. 국가 권력이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사상의 역사는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듯 하지만 사실 18세기 이후 근대시민사회의 형성과 더불어 등장하였으니 그 역사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인류 역사에서 주권은 왕을 비롯한 권력자에게 있었으며 국민은 그들의 소유물이요 통치의 대상이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권력 주권시대에도 법이라는 것은 있었습니다. 물론 권력자가 법의 제정자요 그는 법을 초월하는 존재였지만 그래도 통치는 무원칙한 것이 아니라 법이라는 나름대로의 보편적 원칙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아주 오랜 고대시대 부터 법이 있었고 사실 법이라는 것은 인류의 존재와 더불어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 최초의 법이라면 당연히 성경 창세기에 나타난 선악과 금령이라고 볼 수 있으며 보다 발전된 본격적인 법은 이스라엘의 출애굽 시기에 나타난 십계명일 것입니다. 성경에 의하면 법이란 인간의 소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부터 나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면 법도 없을 것이며 법의 존재 근거도 없을 것입니다. 자연질서를 주관하는 자연법을 비롯하여 인간의 양심법은 모두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것이고 여기에서 출발하여 세상의 모든 법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법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아야 합니다. 모든 법의 제정자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근대국가의 헌법에서 국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하는 것은 국민이 법의 제정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의 진정한 제정자는 하나님이시며 그러므로 진정한 주권자는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인간이 법을 제정하는 것이 인간이 주권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위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을 떠난 법 제정은 그 자체가 모두 불법이 됩니다. 인간 역사상 최초의 법이라고 할 수 있는 선악과 금령은 바로 이 사실을 보여줍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고 만물을 다스릴 권세를 받은 존재이지만 그에게 주어진 권력은 반드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선악과 금령이 가르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한 순종, 이것이 바로 법 정신입니다. 그리고 이 법정신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피조물이라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인간은 제 멋대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여 살아야 할 존재라는 이 사실에 모든 법은 기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주어진 법이 도덕법입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자연법에 따라서 자연 만물이 존재하고 있듯이 인간은 도덕법에 따라서 살아야 할 존재입니다.
그런데 자연법과 도덕법은 모두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자연법은 인간을 제외한 모든 피조물에게 해당되며 그 법을 어기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도덕법은 그 법을 위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그 법을 지킬 수 도 있고 그 법을 위반할 수 도 있습니다. 이것이 도덕법의 독특한 성격입니다. 하나님은 자연법과 달리 도덕법은 인간의 자발적인 순종을 통해서 지켜지도록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자기 형상으로 지어진 인간에게 자발적인 순종을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첫 사람 아담이 그랬듯이 인류 역사상 문제는 법이 지켜지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법 자체가 악법이고 부당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법 그 자체보다는 법의 준수가 문제가 되었고 특별히 권력을 가진 자들의 불법이 항상 문제였습니다. 인류 역사는 아무리 법을 만들어도 법을 지키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법은 무용지물인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변호인이란 영화에서도 보여주듯이 법은 권력에 의해 악용될 수도 있고 악의적으로 해석됨으로 억울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법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고 권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법을 사용하고 그 권력을 가진 사람이 문제인 것입니다. 아무리 새로운 법을 만들고 아무리 권력을 견제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이 고쳐지지 않으면 세상은 바뀔 수 없습니다. 인간적인 제도와 프로그램을 개혁하여도 인간 마음이 개혁되지 않는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문제기 있는 그 마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고 너의 마음이 아니라 나의 마음입니다. 모두가 아름다운 세상을 원하는데 왜 그런 세상이 오지않는 걸까요? 그런 세상을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눈 앞의 이익을 위해서 법을 지키지 않으려는 우리의 마음, 권력을 잡으면 언제든지 자기 멋대로 바뀔 수 있는 우리의 악한 마음 , 이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이 바뀌지 않는 한 세상은 절대 바뀌지 않음을 역사는 생생히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바꿀 수 없는 우리 마음을 바꾸시려고 이 세상이 오신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이 바로 사람이 되신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으며 우리를 위하여 살아나셨습니다. 그의 죽으심으로 우리의 옛 마음이 죽고 그의 살아나심으로 우리에게 새 마음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새 마음을 받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새 마음을 가진 자들로 세상을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 그 때 우리 모두가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 세상은 괴롭거나 억울한 일도 없고 슬픔과 괴로움이 사라지며 심지어 아프거나 죽지도 않는 놀라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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