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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고

창세기 1-11장에 대한 묵상

창세기 1-11장에 대한 묵상

2013-07-31 01:43:38


   모세 오경의 첫번째 책인 창세기는 모세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창세기는  모세 시대로 부터 먼 과거의 역사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볼 점은 모세가 과거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이스라엘 역사의 출발인 아브라함이 등장하는 창세기 12장 부터 기록하지 않고 창조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 창세기 1-11장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이 질문은 창세기 1-11장과 창세기 12장 부터 시작되는 이스라엘 역사와의 상호관계와 관련된 질문인 것이다.  창세기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분이심을 선포한다. 그런데 그 하나님은 단순한 창조주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으로 소개되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은 누구이신가하면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이신 것이다. 그러니까 창세기 1-11장의 기록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언약을 맺기 이전의 태고적 역사이지만 모세가 이 글을 기록한 시점은 하나님이 자신의 이름을 여호와로 계시하시고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언약을 맺은 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기록한 모세의 의도는 단순히 하나님의 창조 기사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이 바로 천지를 지으시고 인간을 만드신 하나님이심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세는 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여호와 하나님이 창조의 하나님이심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성격이 무엇이며 그 언약에 기초한 이스라엘 역사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모세는 이 기록을 통하여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이 단순히 이스라엘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또한 이스라엘의 역사도 이스라엘 민족만의 역사가 아니라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창조경륜을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경륜적 도구임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

  모세오경에는 구약을 관통하는 핵심 사상인 언약이 등장하는데 구약성경은 이스라엘 역사의 출발과 진행이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창세기 1-11장의 기록은 이 언약 사상의 뿌리가 하나님의 창조경륜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왜 구약을 관통하는 핵심 사상인 언약 사상이 이스라엘 역사의 출발에 나타나며 이후의 이스라엘 역사 진행의 토대가 되는가? 왜 이스라에 역사에 언약이라는 개념이 갑자기 등장하고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셨는? 창세기 1-11장은 이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그것은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등장하는 언약은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경륜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구역의 언약 사상이란 개념은 갑자기 이스라엘 역사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창조로 부터 기원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나님이 아담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시고 그에게 피조세계를 다스리는 권세와 책임을 주셨는데 선악과 금령은 아담이 하나님에게 절대적으로 순종하여 하나님의 뜻대로 피조세계를 다스려야 함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인간이 하나님의 뜻대로 피조세계를 다스리는 것, 이것이 하나님이 천지를 지으시고 인간을 지으신 창조목적이다. 이렇게 인간은 처음부터 하나님과 언약 관계를 가진 언약적 존재로 지어진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다른 피조물과 구별되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신 이유는 인간을 언약적 존재로 지으시기 위함이었다.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를 갖는 존재가 아니라면 언약을 맺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인류의 머리인 아담과 맺은 언약, 이것을 우리는 창조 언약이라고 부를 수 있다. 창조 언약은 하나님이 아담과 맺은 언약이었고 아담의 모든 후손인 인류가 참여한 보편적인 언약인 것이다.

 

  모세는 창세기 1-11장의 기록을 통하여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이 바로 이 창조 언약에 기초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언약 사상이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나타난 것은 원래는 필요없는 것인데 인간의 범죄의 결과로 창조질서가 깨뜨려지고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끊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창조시 부터 하나님과 인간사이에 존재하던 언약적 관계가 역사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은 비록 역사적으로는 이스라엘에 국한되어 있지만 그 뿌리가 창조언약이므로 보편성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언약에 기초한 이스라엘의 역사도 이스라엘 민족만의 역사가 아니라 인류 모두에게 의미를 가지는 보편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에 기초하여 출발하고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 역사의 진행원리는 매우 언약적이다. 그렇다면 언약에 기초하여 진행되는 이스라엘 역사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것을 이스라엘 역사 자체에세 찾을 수 없고 창세기 1-11장에서 찾아야 한다. 왜내하면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창조 경륜을 이루는 도구이므로 이스라엘 역사의 의미도 하나님의 창조의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하나님의 창조목적은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대로 피조세계를 다스리게 하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일은 오직 하나님과 언약 관계에 있는 인간을 통하여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 하나님의 창조경륜이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창조목적은 하나님이 홀로 이루시는 것도 아니고 인간 외에 다른 피조물이 이루는 것도 아니며 오직 인간의 순종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나라 사상인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시고 이스라엘의 순종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시려고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역사는 하나님나라의 역사이며 이스라엘 역사외에 하나님나라의 역사는 없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언약의 당사자는 이스라엘 민족으로 국한되었고 그들이 순종하여 다스려야 할 세계는 가나안 땅에 제한되었지만 그들이 이루는 모든 역사는 그대로 창조경륜에 나타난 하나님나라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사명은 하나님에게 순종하여 하나님의 뜻대로 가나안 땅을 다스림으로 그곳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비록 이스라엘의 역사는 성공보다는 실패로 점철된 역사이지만 하나님은 성공하고 실패한 이스라엘의 모든 역사를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이며 그 나라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역사의 무대에서 생생하게 교훈하신 것이다. 이러므로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나타난 언약이란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역사적이고 합법적인 수단 혹은 방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언약없이는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지 않느다는 것이고 오직 언약을 통하여 또 인간이 그 언약에 충성함으로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나아가  이스라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그가 세우시는 새언약을 준비하는 모판의 역할을 하였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역사를 통하여 역사 가운데 임하는 하나님나라의 실체를 보여주셨으며 또한 하나님나라를 완성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신 것이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의 성육신과 십자가 죽음 그리고 부활과 승천은 모두 구약의 언약사상에 기초한 하나님의 언약적 행동이신 것이고 궁극적으로 창조목적인 하나님나라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창조경륜인 것이다. 이러므로 우리는 신약의 계시를 언약적 맥락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우신 새언약은 아담이 실패해던 창조언약을 회복하고 성취하시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두번째 아담이 되실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는 새언약의 중보자라고 말하는 것이다. 새언약은 외적으로는 옛언약인 시내산 언약에 대비하는 표현이지만 그 내용은 창조언약에 대한 갱신을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시내산 언약은 창조언약의 역사적 표현이지 그 자체로 독립된 언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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