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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바빙크의 성서론- 이동영

바빙크의 성서론- 이동영

2016-02-03 19:46:31


 

  성경은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인가?  이 주제와 관련하여 성서 영감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지만  영감론보다 정경론이 먼저 다루어져야 한다. 성경이 영감된 것이기 때문에 정경이 된 것인가? 아니면 정경이기 때문에 영감된 것인가? 이런 논쟁과 관련하여 바빙크는 성서의 정경론을 먼저 다룬다. 왜냐하면 성경의 정경화가  성경 영감론 이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이 경우 유대교에서 이미 정경화된 것이므로 그것을 역사적 기독교회가 정경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신약 성경의 경우는 다르다. 신약시대의 많은 문서들이 정경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적 기됵교회의 정경 선별 기준은 무엇인가?  첫째는 문서가 가진 역사적 정통성으르서의 사도성이며, 둘째는 그 문서의 기독론, 셋째는 교회의 실질적인 사용여부이다. 이런 기준을 가지고 신약의 문서는 정경화 과정을 거쳤고 교회는 정경화된 문서들을 영감된 것으로 고백하였다. 그러니끼 정경화가 먼저 이루어졌고  영감교리는 정경화된 책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영감교리는 단순한 신앙고백이 아니라 성경본문을 통해 자증된 교리로 수립된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계시가 없다면 인간은 스스로 하나님을 알 길이 없다.1 쯔빙글리는 유한은 무한을 수용할 수 없다.(Finitum non capax infiniti)고 말하며 하나님을 알기 위하여 계시(revelatio; Apocalypsis)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시란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 안으로 들어온 것이며 인간의 언어로 낮아진 것이다. 하나님의 로고스가 성육신으로 낮아지신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말씀이 성경 안에서 인간 언어로 낮아진 것이다.  바빙크는  성경을 성육신에 비견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 언어로 낮아진 것이 바로 성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특별계시와 성경은 분리될 수 없다 왜냐하면 특별계시가 육신을 입은 것이 성경이기 때문이다.2 하나님의 말씀이 계시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 가운데 들어와야 하고 시공의 제약을 받는 인간의 언어로 낮아져야 한다. 성경은 특별계시가 종의 형태를 취한 것이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계시의 총화이다.

 

  바빙크는 영감교리는 심리학적 개념이 아니라 신학적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이 성경의 원저자이고 인간은 2차 저자라는 전제하에, 원 저자와 인간 저자의 상호 관계를 신학적으로  설명한 것이 바로 영감 교리이다. 바빙크는 영감 교리가 황홀경이나 격정과 같은 심리학적 의미로 환원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바빙크는 기계적 영감론을 반대하고 유기적 영감론을 주장한다. 바빙크는 성경의 원저자와 인간저자의 관계를 기계적 관계로 보지 않고 유기적 관계로 본다. 바빙크는 기계적 영감론은 위험하고 이단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면서 성경 자체가 유기적 영감을 자증한다고 말한다. 왜나하면 성경에는 인간 저자의 역사적 배경, 환경, 능력, 지삭 등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기적 영감론은 성경본문이 자증하는 영감교리이다.3 성경의 원저자이신 하나님은 인간을 결코 강요하지 않고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존재로 대우히신다. 그래서 성경에는 인간 저자들의 문체와 다양한 문학적 장르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바빙크는 유기적 영감론은 성경 자체의 증거로 부터 도출된 교리임을 강조하며 교부들도 유기적 영감론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유기적 영감론은 성경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며 동시에 전적으로 인간의 말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기독론의 그리스도의 두 본성 교리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인격 속에 신성과 인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듯이 성경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의 말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기적 영감론이 본문 비평의 길을 열어놓는 것은 아니다. 슐라이어마허는 범신론적 견해를 가지고 역동적 영감론을 주장했는데 이는 성경의 기록, 편집, 표현이 부분적인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는 부분 영감론이다. 역사비평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성경의 원저자와 인간 저자의 관게를 이신론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기적 영감론은 역사비평(이신론적)이나 부분 영감(범신론적)의 양 극단을 모두 배격한다. 유기적 영감론은 전제를 가지고 본문을 파악하여 나온 교리가 아니라 성경 본문 자체가 자증하는 교리이다. 기계적 영감론이 성경의 인적 요소를 부인한 것이라면 역사비평은 성경의 신적요소를 배제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고대의 이단인 에비온파와 영지주의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어느 하나만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함께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성경의 신적요소와 인적요소를 함께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성경의 영감교리는 기록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축자영감과 기계적 영감을 동일시하는 것을 잘못이다. 축자영감이란  성경의 전체(창세기-요한계시록)가 영감되었다는 이른 바 영감의 범위에 대한 교리인 반면에 기계적 영감론은 영감의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므로 축자영감은 유기적 영감론을 전제한 것이다. 성경의 신적요소만을 주장하는 기계적 영감론이라면 당연히 축자영감이라는 말이 필요없게 된다.  전체 성경이 동일하게 유기적으로 영감되었다는 설명이 바로 축자영감론이다. 그렇다면 성경을 영감된 책이라고 고백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소요리 문답 제2문은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지도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준칙(準則)은 무엇입니까?   답: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지도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유일한 준칙은 구약과 신약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또한 한국 장로교 12신조의 첫번째 신조는 다음과 같다.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니 신앙과 본분(本分)에 대하여 정확무오(正確無誤)한 유일(唯一)의 법칙이다.  이 두 신앙고백은 모두 영감된 성경을 우리의 믿음과 행동에 관해 하나님이 주신 유일한 준칙으로,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으로 고백한다. 영감교리의 의미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을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냐야 할 유일한 준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영감교리를 믿는다면서 영감된 그  말씀대로 살지 않는다면 사실상 영감 교리를 부인하는 않는 것이다.



각주 1

바르트는 자연신학 및 개신교 자유주의를 반대하면서 인간의 노력으로 하나님에게 도달하려는 모든 시도를 종교라고 규정하고 모든 종교는 자기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바르트는 특별계시를 극단적이고 과도하게 강조하였고 그의 자연계시 및 일반계시에 대한 이해는 극단적이었다.그러므로 특별계시에 대한 바르트의 강조점은 그가 처한 상황 속에서 이해되어야지 일반화하..

각주 2

일반계시와 특별계시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교회(Deutsche Christen)는 일반계시의 관점에서 나찌정권을 정당화하고 아리안 민족을 선민으로 히틀러를 메시아로 추앙했다. 이에 반대하여 칼 바르트는 일반계시를 부인하고 특별계시만을 주장했다. 그는 오직 특별계시를 통해서만 신학을 정립하려고 한 것이다. 바르트의 경우는 시대의 비극이 신학적..

각주 3

바빙크는 성경본문 주석의 귀결로서 유기적 영감론을 주장한다. 그는 다른 영감론은 성경본문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유기적 영감론은 성경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면서 동시에 전적으로 인간의 글이라고 말한다. 성경의 역사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성경이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이 바로 유기적영감론이다. 유기적 영감론은 신성과 인성을 동시에 가진 그리스..

  1. 바르트는 자연신학 및 개신교 자유주의를 반대하면서 인간의 노력으로 하나님에게 도달하려는 모든 시도를 종교라고 규정하고 모든 종교는 자기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바르트는 특별계시를 극단적이고 과도하게 강조하였고 그의 자연계시 및 일반계시에 대한 이해는 극단적이었다.그러므로 특별계시에 대한 바르트의 강조점은 그가 처한 상황 속에서 이해되어야지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바르트의 주장은 과도하고 투쟁적이다. 바르트는 영감과 조명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시 함으로써 일반계시와 특별계시 사이의 균형을 잃어버렸다. [본문으로]
  2. 일반계시와 특별계시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교회(Deutsche Christen)는 일반계시의 관점에서 나찌정권을 정당화하고 아리안 민족을 선민으로 히틀러를 메시아로 추앙했다. 이에 반대하여 칼 바르트는 일반계시를 부인하고 특별계시만을 주장했다. 그는 오직 특별계시를 통해서만 신학을 정립하려고 한 것이다. 바르트의 경우는 시대의 비극이 신학적 결핍과 불균형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판넨베르크(Wolf Pannenberg)는 일반계시가 거부되면 특별계시의 역사성이 부인되고 이는 나아 창조교리가 무너짐으로 구속역사가 가현설화될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바르트를 비판했다. 이미 30년전에 스킬더도 일반계시가 거부되면 창조론이 거부되고 특별계시는 가현화된다고 지적했다. [본문으로]
  3. 바빙크는 성경본문 주석의 귀결로서 유기적 영감론을 주장한다. 그는 다른 영감론은 성경본문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유기적 영감론은 성경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면서 동시에 전적으로 인간의 글이라고 말한다. 성경의 역사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성경이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이 바로 유기적영감론이다. 유기적 영감론은 신성과 인성을 동시에 가진 그리스도의 두본성 교리와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국교회는 대체로 기계적 영감론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교리교육의 부재와 성경에 대한 이해부족에 기인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