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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예배했는가? - 제임스 던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예배했는가? - 제임스 던

2017-02-05 18:00:11


1. 래리 허타도는 기독교가 처음 발생하고 불과 몇년 사이에 성경이 말하는 한 하나님만 섬기는 가운데서도 예배를 통한 예수 섬김이 이루어졌다는 논지를 전개했고 리처드 보컴은 예수가 이스라엘의 한 하나님이 지닌 독트관 정체를 공유하는 혹은 그 정체에 포함된 분으로서 어느정도 예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허타도와 보컴은 모두 초창기 기독교가 예수를 예배했음을 강조하면서, 이런 예수 예배를 실제로 행하고 경험한 일이 첫 그리스도인들의 기독론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은 내게첫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예배했는가? 라는 질문에 촛점을 맞춘 연구가 필요함을 알려주었다. 내가 이 연구에 뛰어든 이유는 그들과 의견을 달리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예수를 예배했다는 진술의 전체 모습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나는 첫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예배를 하나님 예배와 별개인 다른 예배로 여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예수 예배는 우리가 삼위일체로 이해하는 틀 안에서만 가능하고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예수 예배는 예수를 통한 하나님 예배, 더 완전하게 표현한다면, 예수를 통해 성령 안에서 하는 하나님 예배이며, 그렇지 않다면 이는 그리스도인의 예배가 아니라는 것이다.

 

2. 신약성경에서 "예배하다"라는 용어 자체를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사용한 경우는 드물다. 예배 의식을 통한 예배나 섬김 자체는 그리스도께 드리지 않았으며 다른 예배 용어들도 오직 하나님과 관련지어 사용했다. 찬미와 감사를 표현할 때 쓰인 단어들도 역시 그리스도께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흔하게 사용된 표현은 예수가 행하신 일들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하는 표현이다. 이 모든 것을 볼 때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배 언어를 예수와 관련지어 사용하는 경우에는 뭔가 주저하거나 신중을 기하는 태도를 취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런 예배 언어를 비록 가끔일지라도 예수와 관련하여 사용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영화롭게 하다(혹은 영광을 돌리다)라는 예배 언어도 오직 하나님께만 사용하지만 신약성경은 예수도 하나님의 영광을 공유한다는 생각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신약성경은 예수를 하나님 영광의 현시자 혹은 구현자로 생각할 뿐 아니라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듯 예수도 영광을 받으신다고 생각한다. 바울 서신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똑같이 은혜와 평강의 근원이자 하나님의 은혜를 가장 두드러지게 전해주는 통로로 제시한다. 

 

3.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이런 관계를 고찰할 때 되새겨봐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첫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감사할 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혹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한다는 확신, 그리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거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때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리한다는 확신을 반복하여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첫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어느정도는 예배 대상이 되는 분이자 예배를 가능케하는 분 혹은 예배의 매개자로 생각했던 것 같다. 예수가 초기 기독교 예배의 중심이었음은 의심할 수 없다. 예수는 첫 그리스도인들이 확신을 품고 기도드릴 수 있는 이유였고 그들이 부르는 찬송의 주제였다. 그들은 예수가 이루신 일(십자가와 부활)때문만이 아니라 예수를 통해 그리고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띠라서 이제 우리의 질문은 첫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예배했는가 보다 오히려 첫 그리스도인들의 예배는 예수 없이도 가능했는가? 가 되어야 한다. 제2 성전기 유대교에서 하나님이 아닌 다른 이에게 예배한다는 생각은 내보인 경우는 전혀 없다. 비록 제2성전 시대 유대교가 예수 예배가 그에게 부여된 지위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서 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긴 했지만 첫 그리스도인들이 원용할 수 있는 선례를 제공해주었다고 볼 여지는 없다. 

 

4. 이미 언급했듯이 첫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방편이요 통로로 여겼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그리스도를 하나님이 인간에게 가장 효과있게 다가오신 방편이자 통로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첫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는 하나님의 임재를 집약하신 분이요 체현하신 분이었다. 그들에게 예수는 중개자로서 인간에서 하나님으로, 그리고 하나님에게서 인간으로 오는 쌍방향 중개를 하신 분이었다. 이렇게 볼 때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본디  예배해야 할 분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들에게 예수는 온전히 하나님이신 분, 혹은 하나님과 완전히 동일한 분으로서 예배해야 할 분이 아니었다. 예수가 예배를 받았다면 그것은 예수 안에서 예수를 통해 하나님께 올린 예배요, 하나님 안에 계신 예수이자 예수 안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한 것이었다. 기독교 유일신론이 진정한 유 일신론이려면 오진 한 분 하나님만이 예배를 받으셔야 함을 여전히 강조해야 하며 이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유일신론을 믿는 신앙 가운데 기독교가 지닌 독특함은 하나님이 예수 안에서 그리고 예수를 통해 가장 효과있게 예배를 받으신다는 것, 그리고 어느정도인지 집어서 이야기는 못하지만 예수로서(예수 안에서 계시된 하나님으로서) 예배를 받으심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5. 그리스도인의 예배를 그냥 예수 예배 정도로 정의해 버리면 그리스도인의 예배에 여려 문제가 생기며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의 예배를 단순히 예수 예배라고 말하면 예수 숭배하는 것으로 타락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예배는 그저 예수를 예배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 분 하나님이세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신 분에게 마땅히 올려야 할 예배라 하기엔 부족한 예배로 변질되어 버린다. 나는 예수 숭배를 우상숭배와 비슷한 혹은 심지어 우상 숭배에 가까운 중대한 의미로 사용한다.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이 지적했듯이 우상숭배가 가져오는 재앙은 우상을 사실상  예배해야 하는 신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예수 숭배에 따른 위험도 그와 비슷하다. 예수가 하나님을 대신하고 창조주이신 한 분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해버리며 하나님이 받으셔야 할 예배를 집어삼켜버힌다. 이런 위험성은 신약성경이 예수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로 언급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우상은 사람 눈에 꽂힌 채 움직이지 않는 묘사이며 예배가 멈추는 벽이다. 반면 형상은 우리 눈이 뚫고 지나가고, 저 너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유리창이다. 따라서 예수 예배에 지나치게 편중된 예배는 하나님의 계시와 예수를 통한 하나님 예배가 질식하며 끊어질 위험을 지닌다.

 

6. 또 한편으로 생각할 점은 예수 예배가 유일신을 믿는 종교하는 기독교의 주장을 부인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가적인 질문이다. 유일신론을 주장하는 유대교나 이슬람교는 그리스도인의 예배를 비판한다. 그러나 한 분이신 하나님에 관한 이해, 하나님의 통일성에 관한 이해는 그리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하나님이 한 분이심은 수학에서 말하는 통일성과 같은 말이라고 지레짐작해서는 안된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한 분이심을 관련하여 가졌던 개념을 살펴봐도 이들은 아주 일찍부터 사람이 하나님을 인식하거나 하나님이 당신 자신을 알리신 방법이 다양함은 인정했다. 한 분 하나님은 당신의 타자성, 초월성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자신을 천사같은 형태 로, 혹은 영이나 지혜나 말씀으로 알려주시면서 자신이란 존재가 유일한 한 분 하나님이심도 알려주셨다. 기독교는 예수에 대한 평가가 바로 한 분 하나님에 대한 그런 생각에서 시작하고 발전해온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의 의미와 지위에 대해 숙고햇던 생각들은 바로 기독교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틈을 가로질러 이을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해보려는 주된 시도였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성품이 예수 안에서 가장 풍성하고 심오하게 계시되었다고 주장한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틈새가 연결된 방법에 관한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은 다른 종교가 받아들이기엔 아주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예수 안에서 그리고 예수를 통해 자신을 가장 분명하게 나타내심은 이런 하나님 이해를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통찰로 더 넓은 종교 세계에 권면하시려는 목적 때문이었다고 확신한다. 

 

7. 이런 고찰과 결론에 비추어볼 때,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예배했는가? 라는 질문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고 자칫하면 오해를 낳을 수도 있는 질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보면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본인을 예배하지 않았다.  비록 신약성경에서 그리스도를 언급하는 예배 언어와 행위가 때때로 나타나지만 대체로 보면 그리스도는 얘배와 찬미를 받으신 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찬미와 찬송의 주제였고 초기 기독교 예배의 내용이었다. 첫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효력있는 예배, 가장 효력있는 기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표현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첫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신자들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통로가 되는 분이자 하나님이 신자들에게 다가오신 통로가 되신 분으로 보았다는 것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따라서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를 예배했는가? 라는 질문에는 실제로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으며 아마도 그렇게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대답한다고 하나님께 올리는 예배가 이전보다 훨씬 더 합당하지 않은 예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기독교를 구성하는 예배는 예수로 말미암아 가능해진 하나님 예배요, 예수 안에서 그리고 예수를 통해 계시된 하나님께 올리는 예배이기 때문이다. 예수는 그리스도인이 올리는 예배, 그리스도인이 부르는 찬송, 그리스도인이 드리는 기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분이시다. 그러나 그렇다고해도 그리스도인의 예배는 언제나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여야 한다. 이런 예배는 언제나 하나님이 만유 안에 만유이심을 인식하는 가운데 올리는 예배여야 하며 세상 끝날에 주 예수의 엄위가 나타나 한 분 하나님의 엄위를 세상의 그 어느 것보다 더 분명히 확인해 주리라는 것을 인식하는 가운데 올리는 예배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