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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고

룻기의 배경 제도

룻기

2014-09-19 15:06:30


 

  룻기의 배경이 되는 제도는 기업무르기와 수혼제도이다. 

 

  수혼제도는 신명기 25장에 규정되어 있는데 그것은  형제가 죽고 아들이 없는 경우, 그 죽은 자의 아내가 나가서 타인에게 시집가지 말고 죽은 남편의 형제가 그 여자를 아내로 삼되, 그 여인이 낳은 첫 아들이 그 죽은 형제의 대를 잇게하여 그 이름이 이스라엘에 중에 끊어지지 않게하라는 규례였다. 문맥을 보면 그 여인은 죽은 남편의 형제에게 아내가 되는 것이고 그 여인의 첫 아들만 죽은 형제의 아들이 되고 이후에 낳는 자녀는 현 남편의 자녀가 되었을 것이며 죽은 형제의 대를 잇는 첫 아들도 장성하기까지는 현 남편의 양육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수혼제도는 이스라엘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가정의 보존을 통하여 이스라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규례였을 것이다.

 

  그 다음에 기업무르기 제도는 레위기  25장에 나타나는데 형제가 가난하여 토지를 팔았을 경우에 그 형제에게 가까운 자가 와서 그의 형제가 판 것을 되사서 가난한 형제에게 돌려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희년제도와 맞물려있는데 희년이 되면 모든 토지는 원주인에게 되돌려진다. 즉 희년이 되면 토지 무르기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토지 무르기 제도는 희년이 되기 전에 토지를 무르는 방법을 규정한 것이다. 이때 토지의 가격은 판 해를 계수하여 희년까지 남은 햇수에 따라서 결정된다. 만일 토지를 무를 힘이 없으면 희년가지 기다려야 한다. 희년제도에 의하면 토지는 영구히 팔 수 없고 최대기간이 50년이 되는 셈이다. 50년이 지난면 무조건 토지는 원주인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이런 희년 제도 부나 가난이 세습되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도 방지하며 궁극적으로는 빈부 격차로 인한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위한 것이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두가지 요소가 있다면 첫째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단위인 가정이 있을 것이고 둘째는 그 가정의 생존을 뒷받침해줄 경제적 기반일 것이다. 수혼제도는 첫번째 요소를 보전하였을 것이며 토지무르기 제도는 두번째 요소를 보전하여 결국 이 두 제도는 결합하여 이스라엘 공동체를 유지 보전하는 제도로 기능하였을 것이다. 결국 수혼제도와 토지무르기 제도는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인 이스라엘을 유지 보전하는 규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룻기에서 이 두제도는 사회적 약자인 가난한 자, 과부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제도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룻기를 나오미나 룻의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이런 공동체 제도없이 가난과 약자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불의한 일이다.

 

그 다음에 우리는 룻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사사 시대라는 점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룻기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짐작케 하기 때문이다. 룻기는 사사시대와는 매우 대조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사시 시대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언약백성임에도 불구하고 불순종한 역사를 고발한 것이라면 동일한 사사 시대에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아닌 이방 여인 룻이 순종한 역사를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룻의 순종을 통하여 하나님의 메시아가 준비되는 것을 볼 때 룻기는 캄캄한 사사시대를 비추는 한 줄기 밝은 빛이요 언약백성임을 자처하는 이스라엘을 부끄럽게하는 이방 여인의 자랑스런 삶의 기록인 것이다.  특히 여기서 이방 여인을 통해 하나님의 경륜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놀라운 메시지이다. 결국 이걸보면 하나님의 경륜은 이스라엘이라는 혈통을 따라서가 아니라 오직 순종을 통하여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에스라 느헤미야서가 배타적 민족주의를 보여준다면 요나서와 룻기는 이것에 대한 반론이라는 주장도 있다. 룻시와 요나서가 에스라 느헤미야와 동일하게 포로기 이후에 기록된 것이라면 룻기와 요나서는 이스라엘을 넘어 나타난 하나님의 보편적 역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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