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재

안식일 계명은 무엇을 말하는가?

안식일 계명은 무엇을 말하는가?

2014-05-14 18:10:24


  창세기 2장은 하나님이 하시던 일을 마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는데 이는 하나님이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출애굽기 20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안식일 계명이 십계명의 제4 계명으로 주어지는데 일곱째 날을 여호와의 안식일로 선포하면서 그 날에는 본인은 물론, 가족이나 종이나 가축이나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명한다. 그런데 이런 안식일 계명이 주어진 이유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신 후 제 7일에 쉬시며 그 날을 복되고 거룩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명기 5장에서는 안식일 계명을 명하면서 그 이유를 출애굽기 20장과는 다르게 말한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으므로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한다는 것이다. 안식일 계명은 매7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매7년을 면제년으로 매7년의 7번째 해는 희년으로 확장되어 적용되었으며 구약의 3대 절기도 모두 안식일 계명이 맞추어서 제정되었다. 이런 것을 보면 안식일 계명의 정신은 단순히 일을 그만두고 쉰다는 것이 아니라 해방, 자유, 기쁨, 쉼, 교제,완성, 충만, 축제, 새출발, 화목, 평화, 이런 모든 것을 포함한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십계명중에서 4번째 계명인 안식일 계명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첫번째 3가지 계명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규율하는 종교법이라면 5계명이후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규율하는 도덕법적 성격을 갖는데 비해서 안식일 계명의 법적 성격은 종교법도 도덕법도 아니다. 즉 안식일은 어떤 관계를 규율하는 법이 아니고 관계를 규율하는 두가지 법 사이에 끼여 있는 징검다리와 같은 법이다.

 

앞에서 우리는 안식일 계명이 주어진 두가지 이유를 살펴보았는데 첫째는 하나님이 창조를 마치시고 제7일에 쉬셨다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의 압제에서 해방시키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은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안식일 계명은 하나님이 하신 행동에 대한 반응으로서 이스라엘이 지켜야 할 계명이 된 것이다. 하나님이 쉬셨으니 이스라엘도 쉬어야 하고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해방시키셨으니 이스라엘도 일에서 해방되어 쉬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해방시키신 것을 물론 창조를 마치신 후 제7일에 쉬신 것도 이스라엘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나님이 일을 하신 후 피곤해서 쉬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6일동안 일하신 목적이 안식이며 그것은 또한 창조의 중심에 선 사람이 도달해야 할 목적지임을 암시한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안식일 계명의 법정신은 결국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이 안식이며 사람이 도달해야 할 목적지 역시 안식이라는 것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안식일 계명을 주심으로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이 무엇이며 인생이 도달해야 할 궁극적 목적지가 무엇인지를 가르치신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만물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셨고 그 일을 위하여 특별히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 지으셨다. 하나님이 제7일에 쉬신 것은 사람에게 주어진 다스리는 권세의 목적이 결국은 만물에게 안식을 주는데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건지신 것도 사람은 억압을 받을 자가 아니라 다스릴 자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주어진 통치권은 만물이 하나님의 창조목적인 안식에 도달하기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통치하는 자나 통치를 받는 만물이나 모두 하나님이 누리시는 안식에 들어가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창조목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이 제7일에 안식하시기 전에  6일 동안 일하셨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안식일 계명에서도 엿새 동안은 힘써 일하라는 말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니까 안식은 일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은 일이 없는 안식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성경은 일의 목적이 바로 안식임을 가르친다. 현대인들은 일하기 위하여 쉬지만 성경은 일의 목적이 안식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일하신 것의 목적이 제7 일의 안식이었듯이 인간 역사에서 끊임없는 일들도 결국은 하나님의 창조목적인 안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일은 일 자체를 위한 것이 되어버렸고 쉼 자체도 일을 위한 재충전의 수단이 되어버렸다. 역사가 진행될 수록 사람들은 더욱 바쁘게 일하고 쉼이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심지어는 쉼의 시간조차도 즐기고 욕망을 채우기 위한 노동의 시간으로 변질되고 있지 않은가?  한마디로 사람들은 일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안식일 계명은 우리에게 일의 목적은 안식임을, 그리고 역사의 방향은 창조의 목적에 도달하는 것임을 가르쳐 준다. 그러므로 안식을 지향하지 않는 일은 무의미하며 허무이며 죄악이다. 마찬가지로 안식이 역사의 목표임을 모르는 모든 인간 역사도 헛될 뿐이며 죄악이다. 역사가 끝날 때 그 모든 죄악은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십계명에서 안식일 계명이 하나님과 관계를 규율하는 종교법과 사람과 관계를 규율하는 도덕법 사이에 가운데 위치한 것도  의미가 없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또 사람과의 바른 관계가 없이는 안식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혹은 두가지 관계의 샬롬을 통하여 안식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성경은  안식이 하나님의 창조목적이요 인생의 목표이며 역사의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삶의 동작들은 이 안식을 추구하고 지향하여야 한다.

 

안식일 계명이란 무엇인가?

2015-12-31 23:00:34


  안식일 계명이 처음 등장한 곳은 출애굽기 16장이다. 하나님은 광야의 이스라엘에게 만나를 주시면서 안식일에는 만나를 내리지 않으시고 제6일에 이틀분의 만나를 거두도록 하셨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의 생존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만나는 생생하게 보여준다. 애굽에서 이스라엘은 고된 노동을 하며 그 댓가로 근근히 삶을 이어갔다면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할 것은 오직 하나, 만나를 내리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일 뿐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안식일에는 만나를 거두러 나가지 말라고 명하셨다. 이러 맥락에서 보면 안식일이란 단지 노동을 쉬고 휴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일을 그치고 쉼을 통해 자신들의 생존이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달려있음을 고백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이 온 세상의 주인이 되시고 특별히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이심을  믿고 의지하는 행위인 것이다. 

  안식일 계명은 시내산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을 때 주어진 십계명에서 공식적으로 등장한다. 십계명의 제4계명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고 명하시면서 그  명령의 근거를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일곱째 날에 쉬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다는 것은 물론 하나님이 일을 하시느라 피곤하여 일을 마치고 휴식을 취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고대 근동의 신화에 의하면 신은 자기가 거할 신전을 만들고 신전이 완성되면 그 안에 들어가 안식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안식이란 그저 쉰다는 의미가 아니라 신이 자기 신전의 주인노릇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고대 근동의 신화를 배경으로 창세기 기사를 이해한다면 하나님이 천지를 지으시고 제7일에 안식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이 천지의 주인으로서 천지를 다스리시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스라엘이 안식해야 하는 이유가 왜 하나님이 안식하신 것이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스라엘에게 안식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인이심을 고백하고 주인되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행위였다. 하나님의 안식이 하나님이 천하의 주인으로서 다스리시는 일 곧 주인 노릇을 의미한다면 이스라엘은 마땅하 하나님의 주인되심을 인정하고 주인이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안식하신 것이 이스라엘이 안식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내산 언약을 갱신하는 신명기에서는 제4계명의 근거가 바뀌어있다. 이제 이스라엘이 안식일 계명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여호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 땅 종되었던 곳에서 강한 손과 편 팔로 그들을 인도하여 내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것은 이스라엘이 안식일 계명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뀐 것 같지만 사실 그 근본 정신을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창조후 제7일에 하나님이 안식하신 것이 하나님이 천하의 주인되심을 나타낸 것이듯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건져내신 것 역시 하나님의 주인되심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안식일 계명의 법정신은 하나님이 천하의 주인이시고 또한 이스라엘의 주인이시므로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주인되심을 인정하고 주인이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0) 2023.05.04
주 기도문 - 채영삼 교수  (0) 2023.05.04
세미펠라기안주의  (0) 2023.05.04
이신칭의와 하나님나라.  (0) 2023.05.04
개혁파 장로교 예배의 핵심 원리- 손재익  (0) 2023.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