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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박해받는 기독교

박해받는 기독교

2013-10-18 12:50:57


 로마는 종교 문제에 대체적으로 관용적이었다. 로마의 통치 아래서 지방이나 민속종교들은 로마와 그 신들에게 마땅한 명예를 돌리는 한 허용되고 보호받았다. 하지만 다원주의의 이런 종교적 자유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로마 시민의 복지나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이는 종파들은 자동적으로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기독교 운동은 어느 민족이나 도시의 전통적인 종교가 아니었다. 따라서 기독교는 로마가 유대교나 이집트 종교 혹은 시리아의 바알 종교를 공인한 것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없었다. 공인받지 못하고 잠재적으로 위협을  줄 수 있는 단체로서 기독교 운동이 억압을 받게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게다가 기독교인들은 개인적으로 모였고 배타적인 유일신을 믿었으므로 이교 종교의식에 전혀 참여할 수가 없었다.

 

  이 시기의 로마 황제들은 기독교 현상에 대하여 별로 관심이 없었고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지만 그들은 기독교가 바람직하지 못하며 처벌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을 적대적인 지역 주민들에게 넘겨버리거나 제국통치자들의 처벌을 허용하였다. 초기의 핍박을 부추킨 것은 제국의 정책이 아니라 주민들의 적대심이었고 속주의 총독들은 주민들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려고 어느정도 기독교 핍박에 협조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지역민들의 두려움과 불신이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이교의 신을 배척하므로 무신론자들이며 선동자들이며 흉악한 범죄에 습관적으로 빠진 자들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로 인하여 일어난 핍박과 투옥, 죽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이 이 고난에 참여하기 위하여 부르심을 받았다고 이해하였다. 그리고 주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앙으로 이 고난을 견디어 나갔다.

  기독교가 핍박받는 상황속에서 기독교를 설명하고 변호하는 것이 불가피하였고 130년이후 부터 180년까지 많은 기독교 변증가들이 등장하였다. 그들 가운데 가장 탁월한 사람인 순교자 저스틴은 고대 세겜 근처에 있는 플라비아 네아폴리스라는 로마 식민지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애와 회심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플라톤주의 철학에 속했던 철학도였음을 보여준다. 저스틴이 보기에 기독교는 철학중에 가장 오래되고 가장 참되고 가장 신적인 철학이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그 다음에 아들을 통하여 계시하신 지혜이기 때문이었다.

  저스틴은 그의 책 [변증]에서 입증된 범죄 행위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기독교인이라는 이름때문에 처벌하는 일이 부당하고 비합리적임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들에게 덮어씌우는 죄들을 범하지 않는다고 변호하였다. 저스틴은 그리스도인들은 이교의 신을 배척하지만 무신론자가 아니며 선동주의자나 무정부주의자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이 구하는 나라는 하나님의 나라이지 로마 황제와 맞서는 인간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엄격한 도덕을 가르치고 평화와 고상함을 장려한다고 변호하였다.

 

  저스틴은 자신의 변증론의 중심에 하나님의 로고스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저스틴이 보기에 로고스는 '하나님의 처음 난 자'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영이자 능력' 이었다. 그리고 이 로고스는 하나님의 계시자로서 인간 역사에 줄곧 활동해 오셨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이성적인 한 하나님의 로고스에 참여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스틴은 그리스인중에 소크라테스나 헬라클리투스와 같이 로고스의 도움을 받고 살았던 사람들은 무신론자라고 할지라고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는 로고스는 언제나 인간과 동행하였으지만 그리스도인들이 그를 예수라고 아는 방식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모든 변증가들이 참여한 이러한 사상 노선은 후대 기독교 신학에 많은 논쟁과 어려움을 가져왔다.

 

  저스틴의 로고스 사상은 하나님의 창조 교리의 타당성에 중심을  두기 보다는 기독교 신앙의 보편성을 주장하는 것이 일차적인 관심사였다. 그는 로고스 사상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안에서 알았던 진리는 모든 인류를 향한 진리 그리고 역사적 전통들이 증거하고 있는 보편적 진리라고 주장하였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예수는 하나님의 보편적이고 창조적인 이성, 즉 세계 질서의 원리가 구체적으로 인간으로 나타나신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저스틴의 신학은 기독교 신앙과 이방 종교 철학의 전통사이에 열린 대화를 가능케하는 기초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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