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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식(認識)과 그리스도인의 삶 -조석민

메르시어 2023. 5. 21. 20:46

역사 인식(認識)과 그리스도인의 삶 -조석민

2014-10-18 12:50:10


역사 인식(認識)과 그리스도인의 삶 

 

조석민목사(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올바른 역사 인식 없는 교회는 죽은 교회일 뿐"

 

2009년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역사에 책임을 느끼고 평화, 정의, 자유를 위해 행동하며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소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은 역사의 인식과 함께 깊이 고민하는 사람이다. 

 

신자들은 역사 앞에서 깊이 고민해야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있다는 사실은 역사 인식의 필요를 암시한다. 올바른 역사 인식의 출발은 그리스도인에게 자신의 삶에 책임지는 행동의 터전을 마련해 준다. 

이런 관점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만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회 현실 속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삶의 현장 속에서 나타나야 한다. 그 이유는 교회가 생명의 물을 공급한다고 그 우물 안에 머물러 있다면 그 우물은 곧 더 이상 생명의 장소가 아니라 사망의 결과를 가져오는 무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이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소는 교회가 아니라 삶의 현장인 가정, 학교, 직장, 각자의 일터 및 다른 사람들과 하루하루 부딪치며 살아가는 바로 그곳이다. 교회 안에서는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이 천사처럼 행동하며 법(法)이 없어도 윤리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교회의 문을 나서는 순간 그 모든 환상적인 모습의 그림은 거의 대부분 너무도 험악하게 얼룩지고 만다. 한국 사회 속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어두운 현실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조사한 결과에서 이미 밝혀졌다.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현실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싫던 좋던 현재의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오늘의 문제를 피해갈 수 없음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올바른 역사 인식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있을 때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 점검할 수 있고, 올바른 삶을 위하여 고민하며 행동할 수 있다. 예수께서 그의 제자들을 향하여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마 5:13-15)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현실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금과 빛은 그것이 사용되어야 할 장소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교회 안에서 만 아니라 사회 속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할 것에 대하여 예수께서는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교회 만 아니라 세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세상 속에서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야 할 당위성을 제공하는 말씀이다.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있는 그리스도인은 그가 속한 교회 공동체는 물론이거니와 현실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도 관심을 갖고 성경으로 그 제들을 보려고 노력하며 대안을 창출하기 위하여 고민하는 사람이다. 현실 상황의 문제들은 대한민국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과 세계 여러 나라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이다. 

 

이 나라 안에서 나타나는 현실 문제들은 예를 들면, 경제의 위기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황들, 이랜드 및 기륭전자 등의 노동자 문제,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구속과 관련된 일들, 중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개편, 최근에 일어난 YTN, KBS, MBC 방송 및 언론과 관련된 문제, 최근 국회에서 일어난 비정상적인 일들, 남북경색으로 인하여 파생하는 상황들, 계속되는 국세청장의 비리 문제, 등등 수없이 많은 일들이다. 세계 속으로 눈을 돌리면 먼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 상황,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문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차별 공격 등등 평화가 무참히 부서지는 암담한 상황과 공의와 정의가 깨진 많은 상황들이다. 그리스도인의 역사 인식은 이런 모든 문제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고에서 출발하며 이 나라 안과 밖에서 현재 일어나는 교육, 노동, 방송, 언론, 환경, 정치, 경제, 문화 등등 거의 모든 분야의 상황을 올바로 인식하며 실천적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나타난다. 

 

이런 삶 속에 그리스도인의 회심이 있고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결정하게 만든다. 이런 삶은 하나님의 말씀을 역사의 분명한 인식 속에서 읽고 묵상한 결과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회심하면 그 결과는 세상을 바꾸어 놓을 수 있고, 적어도 세상을 바꾸는 기초를 놓을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회심은 하나님 앞에서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똑바로 보는 것이며, 그 속에서 교회의 역할과 그리스도인의 삶을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 또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주일 예배 시간에 "예수 믿고 부자 되세요"라는 짝퉁 복음, 거짓 복음에 현혹되어 역사에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올바른 역사 인식 없이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이미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바로 짝퉁 그리스도인이다. 

 

 

교회의 역할 깨닫고 실천에 옮겨야

 

개혁된 교회도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는 개혁주의 사상은 올바른 역사 인식 속에서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