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단강 동편 지파들
요단강 동편 지파들
2018-09-29 00:52:46
요단 서편의 가나안 땅으로 이동하던 이스라엘은 뜻 밖에 요단 동편 지역을 정복하게 되었는데 그곳은 가축을 기르기에 아주 적절한 곳이었다. 그래서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은 모세와 제사장 엘르아살과 회중의 대표들을 찾아가 그 땅을 자기 지파들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모세는 이스라엘 다른 동족들이 전쟁하려 나가는데 그들이 요단 동편에 머물러 살겠다는 것은 가네스바네아의 정탐꾼 사건과 마찬가지로 주님의 언약을 배반하는 심각한 죄임을 지적하고 책망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다시 모세에게 제안을 하는데 그것은 자신들이 이스라엘 선발대가 되어 요단 서편의 전쟁에 참여하겠으며 전쟁이 끝나고 요단 서편의 땅 분배가 끝난후에 요단 동편으로 돌아오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모세는 부득불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요단 동편 지파들의 이런 요구는 사실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요단 동편 땅이 하나님이 원래 약속하신 땅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주신 땅이 되었다. 그러니 그곳을 차지하고 이스라엘 일부 지파가 사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그 땅에서 눌러 살겠다는 요단 동편 지파들의 마음의 동기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것은 오직 하나 그곳이 자신들의 목축을 하기에 적합하고 살기에 좋은 땅이라는 이유였다. 이것은 하나님이 왜 그들을 애굽에서 건져내셨으며 왜 가나안 땅을 주시마 약속하셨는지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대단히 박약하였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단지 그들을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땅으로 인도하려고 그들을 야굽에서 부르시고 언약을 맺으신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통해 죄악이 가득찬 요단 서편 가나안 땅을 심판하시는 동시에 이스라엘로 하여금 그 땅에서 새롭게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바로 이 목적을 위해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셨으며 그들을 애굽에서 건져내시고 광야에서 인도하여 오신 것이다. 그런데 요단 동편 지파들이 요단 동편에서 눌러 살겠다는 생각을 한것은 하나님의 이런 부르심의 목적을 외면한 것이요,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해이하였음을 보여준다. 요단 동편 지파의 이런 태도는 사실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머지 지파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을 것이다. 요단 서편의 정복 전쟁이 끝난 후 각 지파별로 땅의 배분이 이루어졌는데 각 지파들이 실제로 그 땅을 차지하는 일이 지지부진하거나 심지어 가나안 족속들에게 쫒기는 일까지 벌어진 것은 바로 그들이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부르심의 목적에 대한 인식이 심히 박약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땅을 차지한 지파들의 경우도 가나안 원주민들을 완전히 다 쫒아내지 못함으로 부득이 그들과 섞여 살게 되었는데 이것 역시 그들이 하나님의 약속과 그 약속의 목적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인식이 심히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니 요단 동편 지파들이 보인 행태는 그들 지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가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였다.
사실 이 문제는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부터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였다. 가데스 바네아의 정탐꾼 사건은 출애굽 1세대가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를 거부했던 사건이며 이 일로 인해 출애굽 1세대는 광야에서 전멸하고 말았다. 이 사건은 약속의 땅을 거부한 일은 곧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부한 것이었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언약백성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언약백성으로서 왜 하나님이 그들을 애굽에서 건져내시고 가나안으로 인도하시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인식하여야 했다. 하나님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해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이 이 목적을 잊어버린다면 그들은 언약백성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 언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나라라는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요단 동편에 머물러 살겠다는 일부 지파들의 행태는 출애굽1세대부터 가지고 있던 이스라엘의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로 이런 태도 때문에 요단 서편의 정복 전쟁이 지지부진했고 결국 가나안 족속에게 쫒기거나 섞여 살게 됨으로써 이스라엘은 그 땅에 하나님나라를 세우려던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이는 하나님의 부르심 자체나 하나님의 구원 역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신 하나님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결국 하나님이 왜 우리를 부르시고 왜 우리를 구원하시는가에 대한 선명한 인식이 없음이 이스라엘의 실패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이었고 이 고질적인 문제는 이스라엘이 패망하는 그날까지 해결되지 못했고 결국 그들은 약속의 땅에서 멸망을 당해 쫒겨나게 된다.
요단강 서편 가나안 지역에서 정복전쟁이 끝나고 각 지파별로 땅 분배가 완료된 후에 요단 동편 지파들은 자기들이 분배 받은 요단 동편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여호수아는 그들을 불러놓고 그들이 약속한 것을 성심껏 지켰음을 인정하고 요단 동편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한다. 이 때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당부한 것은 오직 하나 이것이다. " 당신들은 오직 주님의 종 모세가 당신들에게 명령한 계명과 율법을 열심히 좇아서 지키라. 그것이 바로 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주님이 지시하신 길로 가는 것이다. 그러니 주님의 명령을 지키고 주님을 가까이 하고 당신들의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다해 주님을 섬기라" 비록 그들이 약속의 땅이 아닌 요단 동편에서 산다고 할지라도 여호수아가 당부한 이 일을 잘 감당한다면 그들은 약속의 땅에서 사는 것이나 마친가지다. 왜냐하면 약속의 땅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땅에서 하나님의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약속의 땅이 아니더라도 그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고 하나님을 전심으로 섬긴다면 그곳이 바로 약속의 땅아 되는 것이고 반대로 약속의 땅이라고 할지라도 율법을 버리고 하나님을 떠난다면 그곳은 이미 약속의 땅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동편 지파들이 그 땅에 머물고자 한 동기는 비록 잘못되었다 할지라도 만일 그들이 여호수아가 당부한대로 살았더라면 그들은 요단 동편 역시 하나님의 약속의 땅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 땅에 살고자 한 동기가 잘못된 그들이 여호수아가 당부한 것을 지켜 살 가능성은 희박했다.
요단 동편 지파들은 자기들의 땅으로 돌아가던 중, 요단 서편의 강가에 큰 단을 쌓았는데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 공동체에 내전이 일어날 위기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요단 서편 지파들은 그들이 단을 쌓은 이유가 하나님을 배반하고 다른 제사를 그곳에서 드리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곳에 단을 쌓은 이유가 그런 것이 아님이 밝혀져 내전의 위기는 해소되지만 그들이 단을 쌓은 동기 역시 그들이 얼마나 하나님의 부르심과 언약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시간이 흐른 후 요단 서편의 후손들이 자신의 후손들에게 주님에게 받을 몫이 없다고 말할까 걱정이 되어 자신들이 요단 서편 지파들과 동일하게 하나님의 언약백성임을 증명하려고 그 단을 쌓았다. 그러나 요단 동편 지파들이 요단 서편 지파와 동일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하나님의 언약백성임을 증명하는 일은 그런 단을 쌓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것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은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당부한대로 모세가 명한 하나님의 계명과 율법을 지키고 온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는 것이다. 이랗게 요단 동편 지파는 자기들의 땅으로 돌아가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부르심과 약속의 목적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이니 그들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이후에 전개되는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그 어두운 미래는 실현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