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누가 큰가? (마태18-20장)
천국에서 누가 큰가? (마태18-20장)
2018-09-22 18:16:06
이 세상에서 누구나 큰 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제자들은 메시아 예수가 다스리시는 천국에서 누가 가장 큰 자인가를 물었다. 18장의 천국에서 누가 가장 큰 자인가? 라는 제자들의 물음에서 시작하여 예수는 하나님나라의 가장 근본적인 성격을 20장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제자들의 이 질문에 대한 에수의 대답은 대단히 단호하고 역설적이다. 누구든지 어린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누구든지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는 누구든지 큰 자가 되려고 하고 누구든지 자신을 내세우고 높이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세상의 질서다. 무한 경쟁을 통해서 남을 밟고 남보다 먼저 되려고 하는 것이 세상의 질서다. 이 질서를 기반으로 세상의 모든 일들은 돌아간다. 그러나 예수는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며 천국에 들어갈 수 없으며 어린아이 같이 낮추는 자가 천국에서 가장 큰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는 세상의 질서를 따라 스스로 높이는 자는 천국과 관계없는 자라는 말이고 천국에서는 자신을 가장 낮추는 자가 가장 높은 자가 된다는 말이다. 스스로 자기를 낮출 때 오히려 높아지는 역설이 바로 예수가 말하는 천국의 질서다. 이 세상의 질서가 되집어지는 나라, 그것이 바로 예수가 말하는 천국이다. 그 나라의 왕이신 메시아 예수의 다스림을 받는 나라에서는 세상의 질서가 뒤집어진다. 그래서 자신을 낮추는 자를 업신여기지 않고 영접하는 일은 바로 그 나라의 왕이신 예수를 영접하는 것과 같다. 이 세상에서는 자신을 낮추는 자는 멸시받고 업신여김을 받지만 천국에서는 오히려 그런 자들이 존귀히 여김을 받고 환영을 받는다. 이린 절서를 따르는 천국에는 자신을 높이는 자들이 없게될 것이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일을 경쟁적으로 벌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자들이 존귀히 여김을 받고 왕같은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세상 질서에 익숙한 우리에겐 상상하기 조차 힘든 세상이 바로 천국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작은 자라고 멸시하고 업신여기는 자에게는 화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주어진다.
18장의 잃은 양의 비유는 앞에서 제시된 천국의 질서가 이 세상 질서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다. 이 세상 질서에 의하면 길을 잃은 양 한마라를 찾으려고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도 남겨놓고 길을 잃은 양 한마리를 찾아나서는 목자는 없을 것이다. 만일 그런 목자가 있다면 그는 어리석은 자이다. 왜냐하면 한마리 양을 찾으려다가 산에 남겨놓은 아흔아홉 마리 양을 다 잃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 질서에 따르면 목자는 마땅히 잃어버린 한마리 양을 포기하고 아흔아홉마리 양을 지켜야 한다. 그러니까 이 비유는 한마리 길잃은 양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목자의 사랑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질서와는 전혀 다른 천국의 질서를 가르치는 것이다. 길잃은 한마리 양은 이 세상에서 작은 자, 보잘 것없고 업신여김을 받는 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천국에서는 이런 자가 결코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버림받는 일이 없다. 오히려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더 귀하게 여김을 받는다. 결국 잃은 양의 비유는 앞에서 언급한 작은 자가 천국에서 오히려 존귀하게 여김을 받는 천국의 질서를 보여준다.
19장의 부자청년 이야기 또한 이 세상 질서와 천국의 질서가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준다.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하냐는 부자 청년의 질문에 예수는 네 소유를 다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라는 대답을 하신다. 그러나 그 청년은 재산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을 하며 떠났다. 그러니까 이 청년의 반응은 철저히 세상의 질서를 따른 것이다.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이 세상에서 돈을 붙잡는 것이 이 세상의 질서다. 그런데 예수는 돈을 포기하라고 한다. 그래야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ㅡ그러니까 예수는 이 청년에서 단순히 돈에 대한 욕망을 버리거나 자선을 행하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거부하고 천국의 질서를 따르라고 말한 것이다.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아버지나 어머니나 자식이나 땅을 버리는 일은 세상의 질서를 거절하고 천국의 질서를 추구하는 일이다. 이런 사람은 백배나 받을 것이요 또 영원한 생명을 물려받을 것이다. 결국 첫째가 된 사람들이 골찌가 되고 꼴찌가 된 사람들이 첫째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가 말하는 천국의 질서다.
20장의 포도원의 일꾼 이야기도 세상 질서와 천국 질서가 전혀 다름을 보여준다. 포도원 일꾼 비유는 일자리가 없어 절박한 노동자에게 자비를 베푼 포도원 주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 일과가 거의 끝나가는 오후 다섯시에 아직도 빈둥거리는 사람들은 단지 게을러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그들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그들은 하루 품삯을 얻지 못하면 굶을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자들이고 결국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작은 자들, 업신여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자들, 곧 세상에서 꼴찌가 된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포도원 주인에게 받은 대접은 아침 일찍 와서 하루종일 일을 한 자들과 동일한 대우이다. 늦게 온 자들에게 동일한 품삯을 주었다는 것은 단지 동일한 것이 아니라 최고의 대우를 해준 것이다. 일찍 온 자들이 포도원 주인의 처사가 부당하다고 불평할 수 밖에 없을 정도다. 그러나 사실 주인이 일찍 온 자들에게 부당한게 대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포도원 주인은 그들에게 약속한대로 품삯을 주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질서대로라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혹시 오후 다섯시에도 일을 찾지 못한 자들에게 일이 주어졌을지라도 그에 상응한 정도의 적은 품삯을 주었을 것이고 아니면 그들은 그날 일을 하지못함으로 굶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 비유 역시 앞의 두 비유들과 마찬가지로 꼴찌들이 첫째가 되고 첫째들이 꼴찌가 되는 하나님나라의 질서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