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예정과 인간의 자유의지
하나님의 예정과 인간의 자유의지
2015-10-05 23:32:59
하나님이 만사를 예정하셨다면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가 아닐 것이며 그렇다면 하나님은 인간에게 그 행동에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하나님이 만사를 예정하신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 아니실 것이다. 그런데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은 끊임없이 인간에게 책임을 물으시는 분이며 세상을 심판하는 분이시다. 그리고 동시에 성경은 하나님은 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분이라고 말한다. 논리적으로 보면 하나님에 대한 이 두 가지 계시는 서로 모순되고 충돌하는 듯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만사를 예지하시지만 예정하신 것은 아니라는 설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예지만 하시고 예정은 하지 않으셨다면 그 예지라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실 예지란 예정을 전제하는 것이며 예정은 예지를 함의하는 것이다. 아무튼 하나님의 예지든 하나님의 예정이든 그것이 인간의 자유의지와 그에 따르는 인간의 책임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사변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성경의 계시에서 그 답을 구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비롯한 만물을 지으신 분이시다. 그런데 성경은 하나님의 인간 창조를 다른 만물의 창조와는 달리 아주 특별하고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시되, 다른 만물과 달리 아주 특별한 존재로 지으셨는데 그것을 성경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을 따라 자기 모양대로 사람을 지으셨다고 표현한다. 이 형상과 모양에 대해서는 구구한 설명들이 많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사람은 하나님을 닮은 특별한 존재로서 다른 피조물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관계를 하나님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하나님이 사람을 이렇게 지으신 것은 사람에 대한 특별한 의도가 있으셨기 때문인데, 그것은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세계를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 대신 다스리게 하시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세계와 만물을 지으셨고 사람으로 하여금 그것들을 다스리게 하신 것이다. 것이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창조목적이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목적을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처음부터 정하셨다는 점이다. 이어지는 선악과 금령은 이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선악과 금령은 다른 피조물이 아닌 오직 인간에게만 주어졌는데 이는 인간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만물을 다스림으로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루어야 할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오직 인간에게만 선악과 금령을 주신 것인가? 그것은 인간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만물을 다스릴 자이지만 그 다스림은 반드시 하나님의 뜻을 반영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신 것이다. 인간은 만물위에 뛰어난 존재이지만 하나님께 순종하여야 할 존재이며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만물을 다스려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선악과 금령은 잘 보여준다.
하나님은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이신 분이시고 전지전능한 분이시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만물을 다스리시되 사람을 통하여 만물을 다스리기로 처음부터 작정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선악과 금령을 통하여 인간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야 할 것을 처음부터 가르치신 것이다.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신 분이시라면 당연히 하나님은 만사를 예정하시고 예지하시는 분이실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면서도 만물을 직접 다스리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 특히 순종하는 사람을 통해서 다스리시기를 기뻐하셨다는 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람에게 순종을 요구하신 것이며 순종하는 사람을 원하신 것이다. 사람이 없이는, 특히 순종하는 사람이 없이는 하나님의 창조목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사람이 중요하고 특히 순종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람에게 끊임없이 순종을 요구했지만 사람은 순종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순종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순종하지 않았다는 것은 순종은 강제하거나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발적인 것임을 말해준다. 만일 자발적인 순종이 아니라면 그것은 이미 순종이 아니라 굴종일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굴종이 아니라 인간의 순종을 통해서 피조세계를 다스리길 기뻐하셨다. 기쁨으로 마음이 우러나서 드리는 순종을 하나님은 요구하시며 기뻐하신다. 이런 순종의 사람을 통해서 만물이 다스려질 때 하나님의 통치는 온 세상에 편만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인간이 선악과 금령에 불순종했다는 것은 인간 존재는 지극히 자유로운 존재로 지어졌다는 것과 하나님은 결코 인간에게 순종을 강제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불순종하는 인간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님이 간절히 찾으시는 것은 순종하는 한 인간이었다. 불순종하는 인간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순종하는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과제였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창조목적은 바로 그런 순종하는 인간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노아 홍수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아브라함을 통해서 이스라엘 민족을 세우신 것은 바로 순종하는 인간을 만드심으로 인간의 불순종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인간의 불순종으로 망가진 세상을 고치시기 위하여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이스라엘을 세우신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이스라엘 자체가 문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결국은 이스라엘도 하나님께 순종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문제의 해결책인 이스라엘이 문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곧 세상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하나님의 최종적인 해결책이었다. 이스라엘의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야 말로 진정으로 순종하는 유일한 인간이었다. 그의 죽음은 순종의 절정이었으며 그의 부활은 순종의 열매였다. 진정한 참된 인간인 예수의 순종을 통하여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고치시고 나아가 세상을 고치시며 결국은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루실 것이다. 하나님의 이런 계획은 인간의 범죄로 인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창조하실 때부터 마음에 두셨던 것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말미암아 이제 믿는 자들에게 새 마음이 주어짐으로 순종하는 인간들이 세상에 등장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이 태초에 작정하신 하나님의 창조목적이 이루어질 것이다. 하나님은 예지, 예정하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전능함으로 세상을 다스리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발적인 순종을 통해 세상을 다스리기로 정하셨다. 하나님의 예정과 예지는 인간의 눈에 감추어졌지만 인간이 듣고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눈앞에 밝혀져 있다.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려하심이다.” (신명기29장 2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