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그리스도
예수와 그리스도
2014-05-29 20:26:52
예수 그리스도를 종종 예수님 혹은 그리스도라고 줄여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신가? 라는 기독론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약에서 대표적인 기름부음을 받은 직분은 왕, 선지자, 제사장은 그리스도(메시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메시야가 아닌 미래에 나타날 특정한 인물을 지칭한 메시야 사상이 이스라엘 역사의 후대로 갈수록 뚜렷이 나타났다.
그래서 신약의 복음서들은 이구동성으로 바로 구약에서 예언되고 기대한 메시야가 바로 예수라고 증거한 것이다. 마태복음은 예수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라고 소개함으로서 그가 바로 구약에서 예언된 메시야임을 증거하려 하였고 마가복음은 단도직입적으로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선포하면서 복음서를 시작한다. 그리고 누가 복음은 천사의 입을 빌어 마리아가 낳은 아들이 지극히 높으신 자의 아들이며 하나님께서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실 것이라고 말하면서 예수가 메시야임을 천명하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요한복음은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는데 아버지 품 안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다고 말함으로써 예수를 하나님과 동등된 메시야로 증거하고 있다.
이렇게 복음서들은 이구동성으로 구약에 예언된 메시야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말하면서 구약의 메시야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역사적으로 성취되었음을 증거하고 있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라는 호칭은 예수라는 역사적 인물이 바로 구약에서 예언된 바로 그 그리스도이시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므로 예수와 그리스도라는 말은 분리되어 사용하면 안된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역사를 넘어 하나님이 예비하신 특별한 메시야이신데 바로 그 메시야가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예수라는 역사적이고 실존적 인물로서 나타난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스도라는 말만 쓰면 하나님의 약속의 역사성을 소홀히 하는 격이 되고 예수라는 말만 쓰면 하나님의 약속의 초월성을 경시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예수와 그리스도라는 호칭은 서로 분리될 수 없이 통합되어 기독교의 핵심적인 신앙고백을 형성한 것이니 곧 그것은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 라는 신앙고백이다. 이것은 유대지방에서 태어난 예수라는 역사적 인물 그가 바로 구약에서 예언되고 약속한 메시야이심을 고백하는 것이요 동시에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야는 추상적이고 초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바로 예수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하여 성취되었음을 믿는 것이다.
이것은 구약에서 하나님의 호칭을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한 것과 유사한 문맥을 가지고 있다. 구약에서 여호와 하나님이란 호칭은 여호와는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을 포함한 것이다. 이는 여호와, 즉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여호와, 바로 그분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한 분이시라는 구약의가르침은 숫자적 하나를 의미하기 보다는 여호와와에 참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존재적 유일성을 의미하거나 혹은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오직 여호와 뿐이라는 배타적 유일성을 의미할 것이다.
여기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계시된 여호와는 고유명사이고 하나님은 일반적으로 신을 가리키는 보통명사로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은 여호와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의미로서 여호와 하나님이라 부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호칭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는 역사적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이고 그리스도는 기름부음 받은 자, 곧 메시야를 가리키는 일반명사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호칭은 예수 그가 바로 그리스도이고 예수외에는 누구도 그리스도가 아니라는 신앙고백적 호칭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와 그리스도라는 호칭을 분리하지 말고 반드시 함께 사용하여야 한다.
예수는 누구이신가?
2015-12-25 16:55:03
오늘 성탄절 예배의 설교 본문은 마태복음 2장의 동방박사 이야기였다. 성탄절이 예수의 나심을 기념하는 절기라면 이 날에 우리는 유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예수가 누구이신지를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일이 의미있을 것이다. 이 본문에서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예수에 관해 언급한 첫 마디는 "유대인의 왕"이란 호칭이었다. 동방 박사들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를 찾으러 온 것이다. 이 말을 듣고 헤롯 왕은 "그리스도(메시아)"가 어디서 나겠느냐고 모든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을 불러 물었다. 우리는 여기서 유대인의 왕과 그리스도(메시아)라는 호칭이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게된다. 헤롯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구약의 미가서를 인용하였는데 이 본문에서는 메시아를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자, 이스라엘의 목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유대인의 왕, 메시아,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자, 이스라엘의 목자, 이런 호칭이 처음으로 예수와 관련하여 사용되고 있는데 이 용어들은 한결같이 예수는 이스라엘의 왕으로 오신 분이심을 지칭하고 있다.
그런데 왜 동방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말했을 때 헤롯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을 하였을까? 그것은 아마도 유대인의 왕이란 말이 당시에 유대인들이 고대하던 메시아를 지칭하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스라엘이 기다리던 메시아는 하나님이 세우신 진정한 유대인의 왕이었다. 그는 장차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스라엘의 목자로 오리라 예언된 자였다. 이스라엘은 이 메시아를 기다렸고 그 메시아가 유대인의 진정한 왕이라고 믿었다. 그렇기에 헤롯과 온 예루살렘이 동방박사들의 말을 듣고 소동했던 것이다. 헤롯이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 로마의 인정을 받아 유대의 분봉왕으로 세워졌던 유대인이 아닌 이두메 사람, 헤롯에게 성경에 예언되고 온 이스라엘이 고대하는 유대인의 진정한 왕의 탄생 소식은 엄청난 충격과 위협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헤롯은 자기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예수를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신약성경은 예수를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분이라고 중언한다. 이것이 바로 메시아라는 의미이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은 예수라는 한 역사적인 인물이 바로 구약의 선지자들이 예언했고 당시의 온 이스라엘이 기다리던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익숙한 "예수 그리스도"라는 호칭은 다시 말하면 예수는 유대인의 왕이다. 예수는 구약에서 오리라 예언된 이스라엘의 메시아이다. 이런 의미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원주로 믿고 고백하는 예수가 누구이신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유대인의 왕 곧 유대인의 메시아로 오신 분이심을 먼저 알아야한다. 그래야 우리는 어떻게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예수가 온 세상을 구원하는 구주가 되시는지 그리고 그가 온 세상을 구원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마태복음은 1장을 시작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라고 소개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길게 언급하고 있다. 이 계보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라는 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라는 소개는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말하려는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이미 구약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약속하신대로 오신 바로 그분이심을 강조하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유대인의 왕, 곧 이스라엘의 메시아로 오신 예수라는 한 역사적 인물은 하나님이 일찌기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약속하셨던 인물, 즉 하나님이 미리 오래전에 예비하셨던 바로 그 인물임을 마태복음은 말하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예수에게 붙여진 유대인의 왕, 메시아라는 호칭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규명해 주는 역할도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무엇을 약속하셨으며 그 약속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관련이 되는 것인가? 창세기12장 3절에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면서 모든 족속이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창세기 22장18절에서는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만민이 복을 얻으리라고 말씀하셨다. 아브라함은 이스라엘의 조상이다. 하나님을 아브라함을 불러 이스라엘 민족을 만드셨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이 장차 그들을 통해 천하만민에게 복을 주시려고 선택하시고 세우신 바, 하나님의 복의 기관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선지자들은 이스라엘을 세상을 비추는 빛, 열방의 등불이라고 불렀다. 마태복음은 바로 이 사실, 즉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 즉 그의 후손으로 말미암아 천하만민이 복을 받으리라는 약속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하나님의 복이 주어질 통로가 되는 아브라함의 후손 그가 바로 예수임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
다윗에게 하신 약속은 사무엘하 7장 12-13절에 나오는데, 여기서 하나님은 다윗의 후손을 세워서 그의 나라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다윗에게 하신 약속은 하나님이 다윗의 후손을 세우시고 그 왕권을 영원히 흔들리지 않게 하시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다윗왕조의 역사를 보면 이 약속은 성취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태복음은 바로 이 영원한 왕권의 약속이 바로 예수를 통하여 성취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마태복음이 예수 그리스도를 유독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다윗이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었기 때문에 왕들의 대표로 다윗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예수가 바로 다윗에게 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려고 오신 분이심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서 다윗의 뒤를 이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왕으로 오신 분이시라는 것이다.
이상의 고찰에서 우리는 예수에게 주어진 메시아(그리스도)라는 의미를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약속을 근거로, 예수는 천하만민에게 하나님의 복이 부어질 복의 통로가 되시는 분이라는 의미이다. 하나님은 예수로 말미암아 천하민만에게 복을 주실 것이다. 둘째는 다윗에게 주어진 약속을 근거로, 예수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왕으로 오신 분이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예수로 하여금 영원토록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하실 것이다. 이 두가지 의미를 하나로 결합한다면 예수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왕이시면서 동시에 천하만민에게 하나님의 복을 부어주시는 분이시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이 두가지 의미는 이렇게 서로 긴밀하게 연관이 될 것이다. 예수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왕이 되심으로 천하만민에게 하나님의 복이 미치게 하시는 분이시다. 혹은 예수는 천하만민에게 복을 주시려고 이스라엘의 영원한 왕이 되신 분이시다.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은 천하만민에게 복을 주시려고 하나님이 세우신 민족이다. 그러니 이 이스라엘의 영원한 왕은 곧 이스라엘의 대표자로서 천하만민에게 복을 부어주시는 분이신 것이다. 마태복음은 유대땅 베들레험에서 태어난 예수가 바로 이분이심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