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와 에로스- 앤더스 니그렌
아가페와 에로스- 앤더스 니그렌
2013-05-04 15:28:39
AGAPE AND EROS
The Christian Idea of Love
by ANDERS NYGREN
1장 문제의 본질
본서는 이중적인 연구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기독교적 사랑 개념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 개념을 역사상 경험한 실례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랑 개념은 종교적 혹은 도덕적 입장에서 볼때 기독교의 유일한 중심 개념은 아닐지라도 하나의 중심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현대신학자들은 이 주제를 소홀히 다루었다. 기 이유는 아마도 기독교의 사랑 개념의 의미와 구조가 자명하고 명료하여 사랑이란 말만으로 충분히 정의된다고 생각했거나 사랑의 의미가 모든 시대의 기독교인들에게 동일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의 사랑 개념이 수세기 동안 겪은 변천을 묘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기독교의 내적 역사를 기술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사는 여러 시대의 사랑 개념의 특색들이 아니라 기독교적 사랑 개념의 독특한 성격이다. 기독교적 사랑 개념의 내면적 의미를 이해할 때러야 그 개념이 겪은 변화의 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변화들을 주목함으로써 그 개념의 본질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더 잘 알 수 있으며 다른 사랑개념들에 대한 기독교적 사랑 개념의 반응들을 주시함으로써 기독교적 사랑의 내용과 구조를 분석하는 길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적 사랑 개념은 아가페이다.. 기독교의 아가페 개념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 넓은 의미의 플라톤의 에로스 개념이 종교적 윤리적 견해를 철저히 지배하고 있었다. 아가페는 모든 고대의 가치들을 변혁했다. 하지만 아가페는 에로스와 만난 후에 불가피하게 어느정도 그 가치들을 섭취하거나 고대의 가치 체계에 흡수되었다. 그 어느 경우에도 아가페 본래의 힘을 일부분 상실할 수 밖에 없었다. 이리하여 아가페와 에로스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 문제는 이후로 기독교 역사 전체를 통해서 무수한 형태로 자각되었다.
에로스와 아가페는 원래 아무 상호 관계가 없는 두 개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진행됨에 따라 두 개념은 서로 얽히고 섥혀서 한 쪽을 말할 때 다른 쪽을 말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에로스와 아가페를 본질적으로 선명하게 구별하려고 하는 것은 그 본성상 하나인 것을 무리하게 인위적으로 나누려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우리의 목표는 아가페와 에로스를 비교하고 대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는 에로스와 아가페 사이에 직접적인 유사성이나 동연성에 의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악숙해져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전제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문제를 편견없이 그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에로스와 아가페에는 공통분모가 없으므로 두 개념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자의적이고 무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에로스와 아가페를 인생에 대한 상이한 일반적인 태도들이라는 의미에서 대조한다면 이런 의미에서는 둘 사이에 매우 확실한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에로스와 아가페에 대하여 말할 때 그것들을 항상 근본적 동기(fundamental motif)라는 의미에서 생각한다. 우리의 과제는 두 개념의 뿌리를 발견하며 그 특징들을 결정하는 것이다.
2장 기독교에서 아가페의 자리
사랑 개념은 기독교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바로 이것이 본서의 출발점이다. 이것은 매우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특뵬한 검토가 불필요한 것 같다. 우리는 사랑이 기독교의 근본동기라고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사랑이 기독교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함을 지적했다. 근본동기란 무엇인가? 어떤 특정한 관점은 근본적인 성격을 지닌 질문에 대하여 답변을 형성하는데 그 답변을 형성하는 것이 바로 근본동기이다.
윤리와 종교문제에 있어서 기독교는 대답들 뿐만 아니라 질문 자체에 관해서도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 질
문과 대답에 관해서 일어난 이런 변화는 본질적으로 아가페 개념과 결부되어 있다. 윤리의 문제는 개인주의적 관점이냐 아니면 대안간의 관계로 보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의미를 가진다. 고대의 윤리는 개인주의적이었다. 그러므로 선의 문제는 개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선의 문제였고 주도적인 질문은 행복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문제에서 기독교는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기독교는 선의 문제를 더 이상 고립된 개인의 관점에서 관찰하지 않고 사회속의 인간의 관점에서 관찰한다. 인간은 하나님과 동료 인간들과의 관계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아가페 개념의 영향을 본다. 아가페는 사회적 개념이며 개인주의 윤리나 행복주의 윤리와 무관하다.
종교 문제에 있어서도 기독교는 마찬가지로 원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신과 인간 사이의 교제나 영원의 문제와 같은 종교적인 문제의 의미는 종교적 관계의 중심점을 인간 자아에 두느냐 하나님께 두느냐에 따라 분명히 달라진다. 전자는 자기중심적 종교를 낳고 후자는 신 중심적 종교를 낳는다. 갖가지 종교들에 잠재된 동기들을 연구해 보면 언제나 자기중심적 성격의 동기들이 지배적이다. 우리는 기독교 안에서 처음으로 신 중심적 종교가 자기 중심적 종겨를 본질적으로 대체하였음을 발견한다.
따라서 기독교는 인류의 사상사에서 청조적인 능력으로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한다. 기독교는 종교와 윤리의 근본 문제들을 다루는데 혁명을 일으켰다. 기독교가 종교와 윤리 두 방면에서 한결같이 창조적이 이유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종교와 윤리가 상이한 실체가 아니고 사실상 동일한 실체의 두가지 상이한 측면들로서 상호간에 밀접하게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종교적인 질문을 자기중심적 문제에서 신중심적 문제로 바꾸었고 윤리적인 질문을 행복주의로 부터 해방시켜서 선 자체의 문제로 바꾸었다. 하지민 기독교의 창조적인 함축성은 질문의 표현방법을 바꾼데 그치지 않았다. 기독교는 전처럼 재진술한 종교와 윤리의 근본질문에 대하여 해답을 제시했으며 그 해답은 기독교의 의미를 더욱 분명히 드러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가페가 기독교의 중심이며 특히 기독교적인 근본동기이며 종교문제와 윤리문제에 대한 대답이라고 정당하게 말할 수 있다. 아가페는 기독교의 새로운 창조물이다. 그것은 기독교 내의 모든 것에 특색을 준다. 아가페가 없으면 기독교적인 어떤 것도 결코 기독교적일 수 없다. 아가페는 기독교의 고유한 독창적인 기초개념이다.
3장 천상적 에로스
에로스와 아가페를 비교하면서 에로스를 지상적 육감적 사랑과 동일시하거나 아가페를 천상적 정신적 사랑과 동일시하려는 유혹을 쉽게 받다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는 분명히 에로스를 불공정하게 다루게 된다. 천상적 에로스는 영혼을 감각의 족쇄에서 해방하여 초감각적, 천상적 세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러한 천상적 에로스는 매우 고상하고 심령화된 형태를 갖추고 아가페 개념과 경쟁한다. 아가페는 처음부터 천상적인 성격을 표시한다. 그러나 에로스를 고양시키는 일이 아가페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흔한 오류이다. 아가페는 천상적 에로스의 위가 아닌 옆에 서있다. 양자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종류의 차이이다. 에로스로부터 아가페로 가는 길은 없으며 심지어 승화의 길조차도 있을 수 없다.
4장 근본동기들의 갈등
기독교적 사랑 개념의 역사느 아가페 동기로 시작했다. 아가페 동기는 전적으로 새롭고 독특한 기독교의 근본적인 종교적 윤리적 동기이다. 그러나 그 역사의 후속 과정은 평탄하고 직선적인 발전이 아니고 오히려 투쟁과 충돌의 이야기이다.
아가페 동기처럼 새로운 개념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시간은 그 개념과 혼동될 정도로 많은 유사점과 접촉점을 가진 다른 개념과 만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런 혼동을 통해서 그 새로운 개념의 특수한 내용이 그 다른 개념에 의해서 내부로 부터 쇠잔된다. 기독교의 아가페 동기는 바로 이러한 일을 심하게 겪어왔다. 아가페가 진입한 세상은 이미 에로스의 영향권에 장악된 세상이었다. 천상적 형태를 취한 에로스는 고대세계의 관념론에 속했던 모든 것을 흡수했다. 에로스의 모든 노력들은 마음을 감각계로 부터 초자연적 , 천상적 생명으로 향하도록 이끄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에로스와 아가페는 더 이상 대립적인 도익들로 인식되지 않았고 양자간의 긴장은 완화되었고 두 줄기 시냇물이 합류되었다. 아가페 동기는 그 순수성을 상실했다.
이질적 요소들이 아가페 동기에 유입되는 통로들은 무수했다. 초기 기독교는 동방 헬라적 종교들과 접촉하여 여러축면에서 그것들의 확실한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동방 헬라적 종교들의 전형적 특징은 그 종교들이 광의의 에로스 동기에 의해서 철저한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후대에는 기독교가 플라톤 주의나 신플라톤주의를 통해서 소위 에로스 동기의 공식적인 기부를 받았다. 플라톤주의가 기독교에 들어왔을 때, 즉 기독교가 플라톤 사상을 이용하여 자기를 표현하려고 했을 때 아가페 동기는 불가피하게 변화를 겪었다.
기독교의 사랑 개념의 역사는 아가페 동기와 에로스 동기가 서로 만나고 양자가 서로 뒤엉켜 양자를 풀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아가페가 에로스에게 압도되지 않기 위하여 언제나 새롭게 자기를 주장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아가페는 기독교 역사에서 고립된 시점들에서나마 자신의 원래 힘을 모두 발휘했다는 내용에 관한 것이다. 이와 같이 아가페 개념의 역사는 우리에게 긴장된 연극처럼 제시된다. 그 긴장된 연극이 이를테면 기독교의 내면적 이야기를 형성한다.
하인리히 솔츠는 자신의 저서 '에로스와 카리타스: 플라톤적 사랑과 기독교적 의미의 사랑' 에서 플라톤적 사랑과 기독교적 사랑을 비교할 때 그 두사랑을 에로스와 아가페로 표현하지 않고 에로스와 카리타스로 나타낸다. 카리타스는 아가페의 별명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숄츠는 카리타스가 복음서, 바울, 어거스틴, 단테 및 파스칼에서 나타나는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숄츠는 기독교의 사랑 개념이 복음서와 바울로 부터 중세를 통해서 일직선으로 발전했다고 파악한다. 이런 말은 카리타스에 대해선 옳을지 몰라도 아가페에 대해선 전적으로 불공정하다. 어거스틴이나 단테의 사랑 개념은 아가페에 대한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그것의 변형이다. 중세기의 카리타스는 아가페 요소와 에로스 요소를 다 포함한 복잡한 현상이다. 카리타스는 기독교적 사랑 개념이 에로스 동기의 부분적인 영향으로 개조된 것이다. 카리타스느 이미 에로스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에로스-카리타스의 문제는 에로스-아가페와 같은 진징을 갖지 않는다. 에로스와 카리타스는 에로스와 아가페의 관계처럼 서로 상반되는 근본 동기들 사이의 실제와 동일한 정도의 충돌이 없다.
우리는 에로스 동기와 아가페 동기가 서로 제휴하여 각각의 순수성을 상실하기 이전에 지녔던 그 본래적 의미를 설명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논의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요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기독교적 사랑 개념의 역사에서 아가페 동기와 에로스 동기의 끊임없는 충돌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해하여고 시도할 것이다. 그러한 시도에서 모든 것은 두 동기의 근본적 본질적 의미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 따라서 좌우될 것이다.
5장 아가페 그리고 하나님과의 친교
6장 십자가의 아가페
7장 하나님은 아가페이다
8장 에로스 이론은 구원교리이다
9장 플라톤의 에로스 개념
10장 에로스의 아리스토텔레스- 신플라톤적 발전
11장 고대의 모든 가치들의 재 평가
12장 핵심적인 대조점들의 일람표
13장 사랑의 상이한 차원들에 나타나는 대립
14장 아가페 체계와 에로스 체계
15장 두 동기들 사이의 혼동 가능성
16장 도입부
17장 두가지 주요 유형들- 사도시대 이후의 기독교적 사랑개념의 개관
18장 사도 교부들과 변증가들의 노모스 유형
19장 영지주의의 에로스 유형
20장 마르키온의 아가페 유형
21장 터툴리안의 노모스 유형
22장 알렉산드리아 신학의 노모스 유형
23장 이레나이우스의 아가페 유형
24장 타협
25장 어거스틴의 종교사적 위치
26장 어거스틴의 사활적 문제- 에로스 동기와 아가페 동기의 논쟁 해결
27장 카리타그 개념의 분석
28장어거스틴- 중세 종교개혁
29장 플로티누스에서 프로클루스까지
30장 디오니스우스 아레오파구스
31장 디오니시우스에서 에리게나까지
32장 도입부
33장 중세적인 기독교 해석
34장 카리타스 이론의 발전
35장 사랑 이론에 기여한 새로운 공헌
36장 다시 태어난 에로스
37장 인간적인 신
38장 신의 자기사랑
39장 루터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
40장 루터의 사활적인 문제- 에로스 동기와 아가페 동기사이의 논쟁점 해결
41장 카리타스- 종합은 어떻게 부수어지는가
42장 아가페- 사랑은 어떻게 건축되는가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