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자기계시( Self Disclosure)
하나님의 자기계시( Self Disclosure)
2013-03-04 23:42:12
성경은 하나님의 자기계시로 시작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말씀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분이시라는 하나님의 자기계시이다. 하나님의 천지 창조의 중심에는 인간 창조가 있는데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시되 특별히 자기 형상을 따라서 창조하셨다. 하나님은 자기 형상을 따라서 인간을 창조하신 분이라고 성경은 선포한다. 이 선포 역시 하나님의 자기 계시이다. 이 말은 하나님과 인간간의 특별한 관계가 있음을 전제하는 것이다. 인간이 다른 피조물과 구별되는 점은 오직 이것 뿐이다. 인간은 하나님과의 이런 특별한 관계를 떠나서는 자신이 다른 피조물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인간이 하나님과의 이런 특별한 관계를 전제하지 않고 스스로 아무리 파보아도 자신이 다른 피조물보다 조금 더 우월할 뿐이지 본질적인 차이를 발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도달한 결론이 인간은 고등동물인 것이거나 만물의 영장정도일 뿐이다.
이어지는 선악과 사건은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발적인 순종을 요구시는 분이심을 계시하였다. 이것은 동시에 인간은 하나님에게 순종하여야 하는 존재인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노아홍수 사건은 하나님은 인간을 심판하시는 분이시며 동시에 인간은 하나님에게 불순종할 때 존재의미를 잃으며 인간의 다스림을 받아야 할 다른 피조물도 함께 존재의미를 상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동시에 인간 존재와 다른 피조 존재에 대한 계시이기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존재들은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우리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인간인 나는 누구이며 세계는 무엇인가를 알게하는 계시인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계시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나님의 특별한 경륜의 당사자가 된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은 매우 풍부한 자기 계시를 주셨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천지의 주재,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으로, 아브라함의 방패와 지극히 큰 상급으로, 전능한 하나님으로, 나타나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셨는데 하나님이 인간과 언약을 맺었다는 사실은 하나님이 인간을 언약의 당사자로 인정하여 주셨다는 것이고 이것은 하나님이 자신을 인간의 눈높이로 낮추신 지극한 자기 비하였다. 이것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특별한 존재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지극히 높으신 분, 대주재이시지만, 자신을 낮추시기까지, 자기 형상으로 지은 인간을 기꺼이 언약의 당사자로 삼기를 기뻐하신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셨을 때 하나님은 모세에게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이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는 특별한 자기계시를 주셨다. 그런데 모세는 이 하나님의 자계시를 단순히 조상의 하나님이라는 의미 정도로 이해한 것 같다. 그래서 모세는 자신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서 이르기를 "너희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고 하면 그들이 자기에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하리이까? "라고 여쭈어 보았다. 모세의 이 아둔한 질문에 대하여 하나님은 "나는 나이다(I AM WHO I AM) 이라고 대답하셨다. " 나는 나이다" 하는 자가 너를 보냈다고 대답하라 하신 것이다. 그런데 한글 성경에는 " 나는 나이다"를 스스로 있는 자라고 하였는데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번역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나이다" 라는 하나님의, 자계시의 의미를 하나님은 이어지는 구절에서 설명하여 주고 계시는데 그것은 이미 모세에게 말씀하신 것을 반복하신 것이다. 즉 " 나는 나이다" 란 말로 표현된 하나님의 자계시는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 말은 하나님이 모세의 조상,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언약을 맺은 하나님이신 것 처럼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과도 언약을 맺은 하나님이시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니까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은 하나님,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모세에게 계시하신 하나님의 이름 " 여호와 혹은 야웨" 의 의미인 것이다. 하나님은 이 이름을 모세에게 계시하시고 '이는 나의 영원한 이름이요, 대대로 기억할 나의 칭호니라' 고 하셨다. 그러니까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이란 뜻이다. 이렇게 하나님은 모세에게 자신을 이스라엘과 언약맺은 하나님으로 계시하셨고 이것이 하나님의 영원하신 이름이 된 것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여호와라면 이스라엘은 누구인가? 이스라엘은 당연히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당사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자기계시가 주어질 때 상대적으로 인간에 대한 계시가 동시에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인간을 위한, 인간을 향한 계시라고 볼 수 있다. 성경이 증거하는 하나님의 자기계시는 인간과의 관계를 떠나 하나님만의 초월적인 차원에서 주어진 적이 없다. 만일 그런 계시가 주어진다해도 인간은 그런 계시를 알아들을 수가 없을 것이며 설령 알아듣는다 하여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구약에 현저한 하나님의 또 다른 자기계시는 바로 메시아 계시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메시야 계시를 역사 가운데 주셨고 이것이 후대 유대주의의 메시아 대망 사상의 근거가 되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계시하신 메시아적 존재는 하나님의 자기계시였다. 유대주의자들은 메시야를 단순히 인간적 차원으로 환원시켜 다윗을 이어 이스라엘을 구원할 위대한 지도자 정도로 왜곡시키고 말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에 면면히 흐르는 메시야 계시는 분명히 하나님의 자기계시였다. 하나님이 다윗에게 하신 '그 후손의 왕위가 영원하고 그 나라가 영원히 보전된다'는 약속은 인간적 존재에게 해당되는 약속일 수 없는 것이다. 어느 인간, 어느 나라가 영원히 보전되고 영원히 견고할 수 있단 말인가? 이사야서에 허다한 메시야 예언 역시 하나님의 자기 계시가 아니라면 해석이 불가능하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인데 그 이름이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이라' 함은 이미 메시야가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신적 존재임을 분명히 계시한 것이다.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메시아를 단순이 위대한 인간 지도자라고 한다면 이런 메시야 예언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바빌론 포로지에서 다니엘에게 나타난 환상 역시 메시야 계시이다. "인자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 부터 항상 계신 이에게 인도되매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언어를 말하는 모든 자들이 그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의 권세는 영원한 권세요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다니엘에게 보인 이 환상에서 인자는 누구인가? 하늘 구름을 타고 오신 분, 그리고 그 권세가 영원하고 그 나라가 영원한 그 분이 누구인가? 이 분이 바로 메시아이신 것이다. 구약에 면면히 흐르는 메시야 계시는 바로 하나님의 자기계시인 것이다.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이 때가 되면 메시야로 이스라엘에게 나타나실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때가 차매 드디어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메시아로 나타나셨는데 그것은 놀랍게도 하나님이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신 것이다. 언약의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하나님에게 가까이 올 수 없게 되었으므로 하나님이 사람이 되시어 이스라엘에게 가까이 오신 것이다. 가까이 오신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사람이 되시어 사람과 함께 계시려고 장막을 베푸셨다. 요한복음은 이 사실을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장막을 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다'고 증거하였다. 마태복음은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는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되었다고 증거하였다. 하나님은 창조의 중심인 인간, 자기 형상으로 지으신 인간을 포기하지 아니하시고 인간에게 오신 것이다. 하나님은 당초 인간을 통하여 계획하신 자신의 창조목적을 이루시려고 인간이 되신 것이다.
그런데 메시아로 오신 그 분은 '하나님의 아들' 이라고 불리우신다.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하나님은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 라고 선포하셨다. 메시아 그 분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계시된 것이다. 아들이라는 말은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칭호가 아니다. 메시야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하나님은 메시아에게 아버지가 되시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메시아에게 부여된 아들이라는 칭호를 마치 하나님이 인간처럼 아들을 낳는다는 식으로, 생물학적인 의미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메시아와 메시아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과의 관계를 나타낸 유비적 표현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아들" 이라는 유비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 아들" 이란 말의 구약적 배경은 법적이고 공적인 상속자 혹은 후계자를 가리키는 호칭이다. 자기 몸에서 난 자가 아니라 입양한 자라 할지라도 그가 법적이고 공적으로 자신을 상속하는 후계자라면 그것은 구약적 의미로 " 아들"인 것이다. 예수님이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고 하셨을 때 유대인들은 돌을 들어 치려고 하였다. 유대인들은 이를 신성모독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 너희 율법에 기록된 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자를 신이라 하셨거든 하물며 아버지게서 거룩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신성모독이라 하느냐? " 고 반문하셨다. 여기서도 예수님은 아들이라는 호칭의 의미를 하나님의 보내신 자,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자라는 의미로 사용하신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그리스도 곧 메시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메시아가 하나님의 법적이고 공적인 상속자요 후계자임을 선포한 말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를 하나님의 영원하고 초월적인 관계로 생각할 수가 없다. 우리가 이미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자기계시를 통하여 보았듯이 하나님은 인간과 무관하게 영원하고 초월적인 자기계시를 하신 적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메시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인간과 관련된 하나님의 자기계시라고 보아야 한다. 메시야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우리도 하나님의 아들인 것이다. 메시아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하시려고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계시하신 것이다. 물론 아버지되시는 하나님과 아들되시는 하나님을 양태론적으로 이해해서는 안되지만 동시에 그 관계는 하나님 사이의 영원한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관련하여 주어진 하나님의 자기계시임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인정하셨지만 동시에 즐겨 자신을 가리켜 사람의 아들, 곧 인자라 부르셨으며 제자들에게 기도할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라 부르며 기도하라고 가르치셨고 부활하신 후에는 제자들을 " 형제"라고 부르시며 " 너는 내 형제들에게 가서 이르되 내가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 , 내 하나님 곧 너희 하나님에게 올라간다 하라" 고 말씀하신 것이다. 메시아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버지로 알게 하시고 우리가 아들임을 알게하시려고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계시하신 것이다.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전 마지막 기도에서도 "내가 아버지의 이름을 그들에게 알게 하였고 또 알게하리니" 라고 하신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신 목적은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대리하여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게 하려 하심이었다. 바로 이것이 구약적 아들의 의미이고 그렇다면 인간은 하나님의 아들로 창조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아들노릇을 못하고 자기 자리에서 떨어져 버림으로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달성할 존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이 다시 아들의 자리로 돌아와 아들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고 바로 메시아는 이 목적을 위하여 사람이 되시어 하나님의 아들로 오신 것이다. 로마서는 이것을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표현하였고 에베소서는 '하나님이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메시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다'고 하였다. 또 히브리서는 '그러므로 만물이 그를 위하고 또한 그로 말미암아 많은 아들들을 이끌어 영광에 들어가게 하시는 일에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를 고난을 통하여 온전하게 하심이 합당하다'고 하였으며 " 거룩하게 하시는 이와 거룩하게 함을 입은 자들이 다 한 근원에서 난지라 그러므로 형제라 부르시기를 부끄러워 하지 아니하시고 " 하였다. 성경은 또한 메시아를 맏아들이라고 표현하였다. 로마서는 "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하심이라 " 하였고 히브리서는 " 또 그가 맏아들을 이끌어 세상에 다시 들어오게 하실 때에 하나님의 모든 천사들은 그에게 경배할지어다 말씀하시며" 라고 하였다.